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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 인문학 수업 - 역사, 문화, 경제, 인구, 산업이 교차하는 도시 이야기
도시연구소 지음 / 믹스커피 / 2026년 9월
평점 :
인기 유튜브 채널이자 전문 연구원인 닉네임 도시연구소님이 집필한 이 책은 부동산 가격표나 단순 통계를 넘어 인구와 일자리의 흐름으로 대한민국 도시들의 흥망성쇠를 분석한 인문·경제 교양서다.
이 책의 주제인 도시는 하나의 공간을 넘어서, 한 시대의 경제와 산업과 사람들이 서로 얽혀있는 문명체로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어떤 도시는 끊임없이 사람이 몰려들며 성장하고, 어떤 도시는 한때의 번영을 뒤로한 채 쇠퇴한다. 책은 이러한 도시의 운명을 가름짓는 중요한 원인은 무엇일까에 대한 질문에 대한 답변이 담겨있다.
저자는 도시의 본질적인 가치를 이해하려면 무엇보다 인구와 일자리의 흐름을 살펴봐야 한다고 말한다. 일자리가 사람을 불러들이고, 사람이 모이면 도시가 개발되며, 인프라가 갖춰지면서 다시 더 많은 사람과 자본을 끌어들이는 선순환이 도시의 성장을 만든다는 것이다. 반대로 경쟁력 있는 일자리가 사라지면 인구가 빠져나가고, 도시의 활력도 함께 떨어진다고 분석한다.
저자인 닉네임 도시연구소에 대해 간단하게 알아보자면,
나는 도시를 사랑한다. 책상 앞에서 바라보는 도시가 아니라, 길 위에서 보는 도시를 좋아한다. 그래서 통계나 지도만으로 도시를 이야기하지는 않는다. 골목을 직접 걸어보고, 새벽 시장의 비린내와 부산한 활기, 점심 무렵 쏟아져 나오는 직장인들, 불 꺼진 공단의 적막을 몸으로 느끼고 나서야 비로소 그 도시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렇게 밟아본 도시가 5년간 전국 100여 곳이 넘는다. 자료로 도시를 들여다보는 사람도 있겠지만, 나는 그 도시의 온도와 냄새, 사람들의 표정으로 그 도시를 본다. 발로 확인한 현장의 감각, 그것이 내가 가진 가장 큰 자산이자 자부심이다.
나는 도시를 콘크리트 덩어리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도시도 사람처럼 살아 숨 쉬는 생명이라고 본다. 어떤 도시는 뜨겁게 성장하고, 어떤 도시는 화려한 겉모습 뒤에서 조용히 늙어간다. 왜 어떤 도시에는 사람과 돈이 모여들고, 어떤 도시는 활력을 잃어가는가. 부동산 가격표 너머에 그 보이지 않는 흐름을, 나는 발품을 팔며 따라다녔다.
그렇게 걷다 보니 하나의 답에 다다랐다. 우리가 어디에 살아야 하는가에 대한 답이다. 여러 도시에서 두 눈으로 본 흥망의 기록이, 우리가 살아갈 도시를 스스로 가늠해보는 데 작은 실마리가 되었으면 좋겠다."
책의 주요한 특징으로, 자료와 통계에만 의존하지 않고 저자가 5년간 전국 100여 곳의 골목, 불 꺼진 공단, 새벽 시장을 직접 걸으며 기록한 도시의 '진짜 온도와 냄새'가 글에 녹아있어 몰입감이 뛰어나다. 아울러 단순한 역사적 나열이 아니라 역사, 문화, 경제, 인구, 산업이 어떻게 얽혀 도시의 지도를 바꾸었는지 입체적으로 풀어낸다.
또한 한국 도시들의 흥미로운 비교를 통해 서울이 거대 도시가 된 과정부터, 삼성전자가 바꾼 수원·용인·평택, SK하이닉스가 이천에 미친 영향, 그리고 제조업 쇠퇴로 돌파구를 찾는 창원·구미·거제 등 우리에게 익숙한 대한민국 30개 도시의 현실적인 이야기를 다루어 흥미롭다.
개인적으로 오랫동안 부천에 거주하고 있는데, 저자의 날카로운 분석에 고개를 끄덕거리며 읽어줬다. 다만, 인구와 일자리를 기반으로 도시의 성장 조건을 추적하지만, 당장 어디를 사야 돈이 되는지 알려주는 '실전 부동산 투자 팁'을 기대한 독자에게는 다소 거시적이고 학술적인 분석으로 느껴질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살고 있는 도시, 혹은 관심 있는 지역이 왜 성장하거나 쇠퇴하는지 그 본질적인 체력을 이해하도록 돕는 훌륭한 나침반 같은 책이다. 부동산 가격 너머에 숨겨진 도시의 생명력을 읽고 인문학적으로 접근하고 싶은 분들에게 일독을 권해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