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안녕, 소중한 사람
정한경 지음 / 북로망스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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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보샘에서 매월 한 권씩 큐레이션으로 제공된 책이다. 주로 베스트셀러나 아니면 판매부수가 많은 대중적인 책들 위주로 선정이 되는데 이 책도 15만부 이상 판매될 정도로 독자들에게 많이 읽힌것으로 보인다. 사실 이런 스타일의 에세이들은 개인적으로 이런 기회가 아니면 거의 읽지 못하는데 가끔 이렇게 접해보는것도 나쁘지 않은 경험인것 같다.


이 책은 저자인 장한경 작가의 첫 번째 에세이다. 2020년 출간해 불과 1년만에 놀라운 판매부수를 올렸을만큼 공력이 만만치 않은 글솜씨다. 아울러 별도의 마케팅 없이 입소문으로 이런 결과를 낳았으니 출판사로서는 거의 대박에 가까운 결과가 아니었나 생각된다. 주로 MZ세대들에게 많이 읽히고 있는데, 일본, 대만, 태국 등 6개국에 수출되어 다양한 언어로 출간될 예정이라고 한다.


저자는 책 전반에 걸쳐 자신을 스쳐간 과거와 현재 내 곁의 사람들, 그리고 자기 자신을 모두 소중한 사람이라고 말한다. 누군가는 후회로 점철된 과거를 지우고 싶어 하고, 누군가는 현재 내 곁에 있는 사람에게 불만과 서운함이 쌓여 있을 수 있지만 그 모든 것들이 결국엔 나와 내 주변을 만드는 소중한 존재라는 것을 깨닫게 만든다.


만남에서 사랑, 그리고 이별까지 담담하게 써내려간 작가의 텍스트속에서 묻혀있던 감성이 살짝 돋아나는 느낌이었다. 책속의 글들을 좀더 살펴보자면,


세상에는 그곳에 두고 옴으로써 비로소 영원의 아름다움을 품게 되는 것들이 있습니다. 한때의 사랑, 한때의 행복, 한때 우리 곁에 머물렀던 것들.
--- p.37

보통의 하루, 우리가 자칫 따분하다 여길 수 있는 그 모든 순간들이 기적임을 우리는 잊고 살아간다.
--- p.74

두려워하지 마세요. 그리고 자책하지 마세요. 식사 메뉴도 고르기 어려운데, 인생의 선택이 쉬울 리 없잖아요.
--- p.82

진정 성숙한 관계라는 것은 자신의 몫만 있는 것이 아니라 상대의 몫도 있다는 것을, 거꾸로 상대의 몫만 있는 것이 아니라 나 자신의 몫도 있다는 것을 아는 것입니다.
--- p.91

우리는 결국, 자신이 원하는 모습으로 세상에 서 있을 수 있게 만들어 줄 사람을 사랑하게 되는지도 모른다.
--- p.98

당신이라는 이유로 계속해서 곁에 머무르는 사람이 있다면, 그것은 당신이 아름다운 사람이라는 뜻입니다.
--- p.143

우리에게 사랑을 느끼게 하는 것은 다름 아닌, 나의 얘기를 들어주는 모습에서, 평소 나를 바라보는 눈동자에서, 떨어져 있어도 수화기 너머로 은은하게 전해져 오는, 나를 향한 상대의 아주 작은 ‘관심’일 것이다. --- p.208


가끔씩 이런 글들을 읽는것도 정신건강에 도움이 되는 느낌이다. 글을 읽으며 오랫동안 잊혀졌던 사람들이 생각났다. 지금 연락하기는 그렇지만 나를 스쳐지나갔더 모든 사람들이 잘 살았으면 좋겠다. 아울러 이런 스타일의 책은 이북보다 종이책이 훨씬 더 좋을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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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에게 어울리지 않는 직업 탐정 코델리아 그레이 시리즈
P. D. 제임스 지음, 이주혜 옮김 / 아작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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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르소설 전문 잡지인 미스테리아의 소개글을 읽고 땡겨 구입했던 책이다. 당시 에디터가 이 책에 대해 워낙 극찬을 했기에 바로 장바구니에 담궜다. 저자인 P.D. 제임스는 잘 모르는 작가지만, 아가사 크리스티오 쌍벽을 이루는 영국 여성 작가라고 한다. 제임스라는 이름은 필명으로 본명은 필리스 도로시 제임스라고 한다.


알고 보니 인상적으로 감상했던 알폰소 쿠아론 감독의 [칠드런 오브 맨]의 원작을 쓰셨다고 한다. 소개글을 통해 저자에 대해 좀더 알아보자


"애거서 크리스티와 나란히 영국의 대표적인 여성 추리작가로 손꼽히는 P. D. 제임스는 1920년 8월 3일 영국 옥스퍼드에서 태어나 케임브리지 여자고등학교에서 공부했다. 어려운 가정 형편과 ‘딸에게 고등교육을 시킬 필요가 없다는 아버지 탓에 대학 진학을 하지 못하고 17세부터 세무사무소 비서, 영화 스태프 등 여러 직업을 전전했다.


1941년 군의관이던 남편과 결혼해 두 딸을 두었으나, 제2차 세계대전 복무 후 정신병을 얻어 돌아온 남편이 정신병원에 입원해 1964년 사망할 때까지 병원에서 관리직으로 근무하며 가족의 생계를 책임졌다. 이후 영국 국가보건기구(NHS), 내무성 경찰국과 범죄정책국에서 공무원으로 일하다 1979년 은퇴했다.

1950년대 중반부터 글쓰기를 시작했지만, 시인 겸 경관인 애덤 달글리시가 등장하는 첫 소설 [그녀의 얼굴을 가려라]는 1962년이 되어서야 출간됐다. 이후 40년이 넘는 기간 동안 대표작 [달글리시 시리즈] 14권을 포함, 20여 권의 추리소설 및 여러 분야의 작품을 남겼다. 그중 유일한 SF인 [칠드런 오브 맨](1992)은 영화 <그래비티>의 알폰소 쿠아론 감독이 2006년 같은 이름으로 영화화해 베니스 국제영화제에서 기술공헌상을 받는 등 지금까지도 역사에 남을 걸작 SF로 손꼽히고 있다.

1972년 출간된 이 책 [여자에게 어울리지 않는 직업]은 서정적이고 유려한 문체와 묵직한 주제 의식, 밀도 높은 진행을 모두 갖추었다고 평가받으며, 1973년 미국 추리작가협회 최고 작품상을 수상했고, 1982년과 1997년, 그리고 1999년에 영화 및 TV 시리즈로 거듭 만들어졌다.


이 소설이 출간되던 1970년대 초반까지 추리소설에서 여성은 범죄의 대상 혹은 심약한 주변 인물이나 주인공 남성의 보조적 역할에 머물렀으나, 이 책의 출간 즉시 주인공 코델리아 그레이는 범죄 및 사회 편견에 맞서 당당히 실력으로 사건을 해결하는 여자 탐정의 이상적 모델을 정립했다는 평가를 받으며 많은 후배들이 등장하는 길을 닦았다.

P. D. 제임스는 영국 왕립문학회와 왕립예술회 회원이었으며, BBC 운영이사와 예술위원회 산하 문학자문단 단장을 역임했고, 영국문화원 이사, 미들섹스와 런던의 치안판사로 일했다. 영국법정변호사협회의 명예회원이기도 했다. 미국과 영국의 추리작가협회 양쪽에서 최고의 영예인 그랜드마스터와 다이아몬드 대거 칭호를 받았고, 국가예술클럽의 문학 부문 명예훈장을 포함, 여러 상을 받았다.


영국의 일곱 군데 대학에서 명예학위를 받았으며 1983년에는 대영제국 4등 훈장을, 1991년에는 홀랜드 파크 남작 제임스라는 당대귀족 칭호를 수여했다. 1997년 영국저작권협회 의장으로 선출되어 2013년 8월까지 직무를 수행했고, 2014년 11월 27일, 옥스퍼드 자택에서 95세의 나이로 생을 마감했다.(소개글 발췌)"


소설은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상당히 재미있게 읽었다. 솔직히 크게 기대를 하지 않아서 더욱 좋았던것 같은데 의외로 느와르적인 분위기에 여주인공 코델리아의 매력이 상당히 돋보이는 작품이었다. 소서은 저자의 유명한 시리즈물 아담 달글리시의 스핀오프격에 해당하는 작품이라고 한다.

무능해서 경찰에서 쫓겨난 뒤 탐정 사무소를 차린 남자, 버니 프라이드의 눈에 띄어 그에게서 기본적인 탐문 조사를 배웠을 뿐 아직은 아무것도 증명되지 않은 코델리아. 버니가 자살한 이후 의지할 가족도, 친구도, 특별한 커리어도 없이 혼자서 탐정 사무소를 시작한 코델리아가 사건을 파헤치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줄거리를 간단하게 살펴보자면,

"케임브리지 대학교를 중퇴한 잘생긴 청년 마크 칼렌더는 곱게 자란 젊은이답지 않게 입술에 희미한 립스틱 자국을 남기고 목을 매 숨진 상태로 발견된다. 공식 평결은 자살로 결론을 내렸지만 부유한 마크의 아버지는 풋내기 탐정 코델리아를 고용해 자기 아들을 자살로 몰고 간 원인을 찾아내라고 지시한다. 그러나 코델리아가 발견한 것은 은밀한 범죄와 수치스러운 죄악의 비틀린 흔적, 그리고 고비마다 충격을 던져주는 짙은 살인의 냄새인데........"


여성을 주인공로 쓰어진 소설이지만 하드보일드의 구성을 띠고 있다. 저자의 서사가 도돕이는 작품이며 흡입력 있는 스토리의 전개에 책장이 술술 넘어간다.  주인공의 딜레마와 갈등도 잘 다뤄졌고 결말 부분도 상당히 깔끔하다. 이후 시리즈물로 나올것 같아 다른 작품을 찾아봤는데 십년 뒤에 딱 한 편만 더 나왔다고 한다. 생각이 날때 찾아봐야겠다. 아무튼 기대 이상으로 재미있는 장르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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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가 없으면 내일도 없다 미야베 월드 (현대물)
미야베 미유키 지음, 김소연 옮김 / 북스피어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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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야베 미유키의 유일한 시리즈물인 생활밀착형 탐정 스기무라 사부로 탐정의 다섯번째 책이다. 사실 작년에 미스테리아 신간코너에서 이 책의 추천글을 읽고 덜커덕 구입했는데 알고보니 시리즈물이었다. 첫번째 소설의 제목이 눈에 익어 찾아보니 책장에 꽂혀있었다. 그리하여 어쩔 수 없이 정주행했고 드디어 [어제가 없으면 내일도 없다]의 멋진 제목을 가진 이 책을 만나게 됐다.


참고로 시리즈를 순서대로 살펴보자면 다음과 같다. 1권 [누군가], 2권 [이름 없는 독], 3권 [십자가와 반지의 초상], 4권 [희망장], 5권 [어제가 없으면 내일도 없다]의 순이다. 페이지수가 700페이지에 달하는 장편소설도 있고, 연작형태의 단편소설집으로 엮여있는 작품등 두루두루 미미여사의 이야기 솜씨를 다양하게 풀어낸다. 생활밀착형 탐장답게 소소하게 읽는 재미를 안겨주는 시리즈물이다.


이 번 작품은, 세 편의 중단편이 엮인 옴니버스 스타일이다. [절대영도], [화촉], 그리고 동명제목인 [어제가 없으면 내일도 없다]로 구성되어있다. 개인적으로 변영주 감독의 추천글에도 적혀있듯이 [절대영도]를 가장 재미있게 읽었다. 줄거리를 간단하게 살펴보자면,


"첫 의뢰인은 자살 미수로 입원한 딸과 한 달이 넘도록 연락이 안 돼 고민에 빠진 부인이다. 사위는 장모님 때문에 아내가 자살을 시도했다며 비난하고 병원에서는 배우자의 허락 없이 면회가 어렵다며 가족들의 만남을 가로막는다. 딸은 왜 자살을 시도했을까. 이 석연치 않은 해프닝의 배후에는 우리가 익히 들어온 사회의 뿌리 깊은 어둠이 있었는데......"


스기무라 사부로 시리즈의 시작점인 [누군가]에서 뭔가 부족한듯 하지만 매력적인 캐릭터가 어떻게 창출됐는지 살펴볼 수 있다.


"야마나시 현의 지극히 평범한 농가 출신인 스기무라 사부로는도쿄의 대학을 나와 아동서를 만드는 출판사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그러다가 낯선 남자에게 추행당할 뻔한 재벌가의 딸을 구해준 인연으로 결혼까지 하고 대기업 총수인 장인의 회사에 입사하여 사보를 만드는 편집자로 일하게 된다. 


이때 스기무라가 열심히 부짓집의 꿀을 빨겠다가 아니라 나만 이렇게 좋은 대접을 받고 있어서 면목이 없네라는 생각으로 늘 불안해한다는

걸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그러던 어느날 장인의 지시로 장인의 차를 몰던 운전기사의 죽음을 조사하며 어설픈 탐정 흉내를 내다가 사건의

이면에 숨겨진 인간의 악의를 목도한다는 것이 누군가의 내용이다."


이 번 작품에서는 악이라는 요소를 가진 쓰레기 같은 인간들인 가해자들과 맞서는 스기무라가 탐정으로 진일보했음을 알 수 있다. 아울러 새로운 등장인물인 다테시나 경위를 주목해볼만한다. 소설의 마지막 장면에서 다테시나 경위는 다음과 같은 말을 던진다.  "당신도 정신 바짝 차리고 힘내요. 탐정님." 향후 시리즈가 어떻게 전개될지 무척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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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터 람스의 디자인 특징은 ‘더 적게, 하지만 더 좋게Weniger, aberbesser‘라는 세 단어의 독일어로 정리할 수 있는데, 내가 이 책에서말하고자 하는 에센셜리즘의 개념을 이보다 더 정확하게 나타내기는어려울 듯하다. 에센셜리즘이란 더 좋은 것들을 추려내어 그것들에 역량을집중하는 방식을 의미한다. 상황을 보아가며 적당히 이러한 방식을 따르는것으로는 소용이 없다. 확고한 신념으로 삼아야 성과를 만들어낼 수 있다.


정말로 중요한 일들에만 자신의 역량을 집중하는 - 그리고 그 외의 것들은모두 버리는 - 방식을 통해 샘은 일하는 즐거움까지 되찾을 수 있었다.
그전까지의 샘이 다방면에서 조금씩 일을 해내던 사람이었다면,
이제부터의 샘은 정말로 중요한 부문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사람이 된것이다.

무력감을 지속적으로 경험하다가 정말로 무력해지는 일은 우리인간에게도 흔히 일어난다. 수학공부를 아무리 해도 점수가 오르지 않아서아예 수학을 포기했다는 학생들의 이야기를 흔히 들을 것이다. 아무리노력해도 달라지는 게 없다고 생각해 포기하는 것이다.


여러분은 일이나 생활에 있어서 중요한 것들을 선별적으로 추구하는 사람,
즉 에센셜리스트가 되어야 한다. 이 책은 인터넷이 없던 시절로 돌아갈것을 주문하는 책은 아니다. 단순히 이메일을 무시하고, 인터넷 연결을끊고, 은둔자가 된다는 것이 에센셜리스트가 되는 길은 결코 아니다.
지금과 같은 시대에 그것은 퇴보일 뿐이다. 이 책은 현재와 미래에서우리의 일과 생활에 ‘더 적게, 하지만 더 좋게‘라는 원칙을 적용할 것을제안하는 책이며, 나는 이것을 혁신이라고 부른다.


평가하고, 버리고, 실행하는 세 단계의 과정은 특정 목표에 단편적으로사용되는 수단이 아니라, 계속해서 순환되는 과정이어야 한다. 그리고이것을 지속적으로 순환시킴으로써 우리는 추구하는 성과를 극대화할 수있다.


에센셜리즘은 자기 자신의 선택에 대한 완전한 통제를 의미하며, 성공을이루어내고 삶의 의미를 찾는 일에서 그전과는 완전히 다른 새로운 길을제시해줄 것이다. 또한 에센셜리즘을 통해 우리는 일의 결과만이 아니라,
그 과정에서도 즐거움을 찾게 될 것이다. 하지만 이 모든 장점에도불구하고 본질적인 일만을 찾아서 하는 방식을 따르는 데에는 감수해야 할,
혹은 해결해야 할 부수적 문제들이 너무나도 많다. 대다수 사람들이비에센셜리스트의 길에서 헤매다 기대하던 성과를 이루어내지 못하고만족스러운 삶을 살지 못하는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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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어』의 중요성에 대한 나의 생각은 조보보다 더 크다. 나는『논어』의 절반이 아니라 한 문장만 알고 있어도 천하를 다스릴수 있다‘라고 생각한다. 그 누가 『논어』의 절반을 외울 수 있겠는가? 『논어』의 한 문장이라도 머릿속에 각인되도록 주문 처럼 외워보자. 그럼 난제를 만났을 때 답을 얻을 수 있다.

『예기禮記』에 이런 말이 있다. "널리 배우고, 자세히 묻고, 신중하게 생각하고, 명확하게 분별하며, 성실히 실천해야 한다學之, 審問之, 愼思之, 明辨之, 儒行之." 학습의 중요성을 다섯 단계로 설명한 문장이다. 여기에서도 마지막에 ‘행‘이라는 한자를 통해 배움의 실천을 강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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