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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에게 어울리지 않는 직업 ㅣ 탐정 코델리아 그레이 시리즈
P. D. 제임스 지음, 이주혜 옮김 / 아작 / 2018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장르소설 전문 잡지인 미스테리아의 소개글을 읽고 땡겨 구입했던 책이다. 당시 에디터가 이 책에 대해 워낙 극찬을 했기에 바로 장바구니에 담궜다. 저자인 P.D. 제임스는 잘 모르는 작가지만, 아가사 크리스티오 쌍벽을 이루는 영국 여성 작가라고 한다. 제임스라는 이름은 필명으로 본명은 필리스 도로시 제임스라고 한다.
알고 보니 인상적으로 감상했던 알폰소 쿠아론 감독의 [칠드런 오브 맨]의 원작을 쓰셨다고 한다. 소개글을 통해 저자에 대해 좀더 알아보자
"애거서 크리스티와 나란히 영국의 대표적인 여성 추리작가로 손꼽히는 P. D. 제임스는 1920년 8월 3일 영국 옥스퍼드에서 태어나 케임브리지 여자고등학교에서 공부했다. 어려운 가정 형편과 ‘딸에게 고등교육을 시킬 필요가 없다는 아버지 탓에 대학 진학을 하지 못하고 17세부터 세무사무소 비서, 영화 스태프 등 여러 직업을 전전했다.
1941년 군의관이던 남편과 결혼해 두 딸을 두었으나, 제2차 세계대전 복무 후 정신병을 얻어 돌아온 남편이 정신병원에 입원해 1964년 사망할 때까지 병원에서 관리직으로 근무하며 가족의 생계를 책임졌다. 이후 영국 국가보건기구(NHS), 내무성 경찰국과 범죄정책국에서 공무원으로 일하다 1979년 은퇴했다.
1950년대 중반부터 글쓰기를 시작했지만, 시인 겸 경관인 애덤 달글리시가 등장하는 첫 소설 [그녀의 얼굴을 가려라]는 1962년이 되어서야 출간됐다. 이후 40년이 넘는 기간 동안 대표작 [달글리시 시리즈] 14권을 포함, 20여 권의 추리소설 및 여러 분야의 작품을 남겼다. 그중 유일한 SF인 [칠드런 오브 맨](1992)은 영화 <그래비티>의 알폰소 쿠아론 감독이 2006년 같은 이름으로 영화화해 베니스 국제영화제에서 기술공헌상을 받는 등 지금까지도 역사에 남을 걸작 SF로 손꼽히고 있다.
1972년 출간된 이 책 [여자에게 어울리지 않는 직업]은 서정적이고 유려한 문체와 묵직한 주제 의식, 밀도 높은 진행을 모두 갖추었다고 평가받으며, 1973년 미국 추리작가협회 최고 작품상을 수상했고, 1982년과 1997년, 그리고 1999년에 영화 및 TV 시리즈로 거듭 만들어졌다.
이 소설이 출간되던 1970년대 초반까지 추리소설에서 여성은 범죄의 대상 혹은 심약한 주변 인물이나 주인공 남성의 보조적 역할에 머물렀으나, 이 책의 출간 즉시 주인공 코델리아 그레이는 범죄 및 사회 편견에 맞서 당당히 실력으로 사건을 해결하는 여자 탐정의 이상적 모델을 정립했다는 평가를 받으며 많은 후배들이 등장하는 길을 닦았다.
P. D. 제임스는 영국 왕립문학회와 왕립예술회 회원이었으며, BBC 운영이사와 예술위원회 산하 문학자문단 단장을 역임했고, 영국문화원 이사, 미들섹스와 런던의 치안판사로 일했다. 영국법정변호사협회의 명예회원이기도 했다. 미국과 영국의 추리작가협회 양쪽에서 최고의 영예인 그랜드마스터와 다이아몬드 대거 칭호를 받았고, 국가예술클럽의 문학 부문 명예훈장을 포함, 여러 상을 받았다.
영국의 일곱 군데 대학에서 명예학위를 받았으며 1983년에는 대영제국 4등 훈장을, 1991년에는 홀랜드 파크 남작 제임스라는 당대귀족 칭호를 수여했다. 1997년 영국저작권협회 의장으로 선출되어 2013년 8월까지 직무를 수행했고, 2014년 11월 27일, 옥스퍼드 자택에서 95세의 나이로 생을 마감했다.(소개글 발췌)"
소설은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상당히 재미있게 읽었다. 솔직히 크게 기대를 하지 않아서 더욱 좋았던것 같은데 의외로 느와르적인 분위기에 여주인공 코델리아의 매력이 상당히 돋보이는 작품이었다. 소서은 저자의 유명한 시리즈물 아담 달글리시의 스핀오프격에 해당하는 작품이라고 한다.
무능해서 경찰에서 쫓겨난 뒤 탐정 사무소를 차린 남자, 버니 프라이드의 눈에 띄어 그에게서 기본적인 탐문 조사를 배웠을 뿐 아직은 아무것도 증명되지 않은 코델리아. 버니가 자살한 이후 의지할 가족도, 친구도, 특별한 커리어도 없이 혼자서 탐정 사무소를 시작한 코델리아가 사건을 파헤치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줄거리를 간단하게 살펴보자면,
"케임브리지 대학교를 중퇴한 잘생긴 청년 마크 칼렌더는 곱게 자란 젊은이답지 않게 입술에 희미한 립스틱 자국을 남기고 목을 매 숨진 상태로 발견된다. 공식 평결은 자살로 결론을 내렸지만 부유한 마크의 아버지는 풋내기 탐정 코델리아를 고용해 자기 아들을 자살로 몰고 간 원인을 찾아내라고 지시한다. 그러나 코델리아가 발견한 것은 은밀한 범죄와 수치스러운 죄악의 비틀린 흔적, 그리고 고비마다 충격을 던져주는 짙은 살인의 냄새인데........"
여성을 주인공로 쓰어진 소설이지만 하드보일드의 구성을 띠고 있다. 저자의 서사가 도돕이는 작품이며 흡입력 있는 스토리의 전개에 책장이 술술 넘어간다. 주인공의 딜레마와 갈등도 잘 다뤄졌고 결말 부분도 상당히 깔끔하다. 이후 시리즈물로 나올것 같아 다른 작품을 찾아봤는데 십년 뒤에 딱 한 편만 더 나왔다고 한다. 생각이 날때 찾아봐야겠다. 아무튼 기대 이상으로 재미있는 장르소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