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왕자의 눈 - 인생에서 중요한 것을 알아보는 지혜
저우바오쑹 지음, 취화신 그림, 최지희 옮김 / 블랙피쉬 / 2018년 2월
평점 :
절판


독서를 즐기는 사람치고 어린왕자를 안 읽어본 사람은 거의 없지 않을까 싶다. 그만큼 전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지고 상당히 많은 판매고를 올린 불후의 명작인데, 삽화와 동화 같은 이야기로 인해 어린아이 시절부터 접한 사람들이 대부분일텐데...사실 어린왕자는 상당히 난해하고 비교적 어려운 어른용 동화라고 생각한다.


혹시나 싶어서 검색해봤는데 성경 다음으로 전 세계 250여 개 언어로 번역되어 1억5천만 부 이상 팔린 최고의 베스트셀러라고 한다. 그야말로 엄청난 작품이다. 기억을 더듬어보니 어린왕자를 처음 접해봤을때가 중학교 2학년이 아닌가 싶다. 당시 갈매기의 꿈과 동시에 읽었는데 조나단은 강렬한 인상을 어린 나에게 심어줬지만 어린왕자는 ‘뭐 이래‘했던 기억이 난다.


이후 대학교때 한 번 더 읽어봤고, 성인이 되고 나서 일독 총 세번 정도 읽었던것 같다. 독서를 거듭할수록 어린왕자가 말하고자 하는 바를 어렴풋이 깨닫게 됐지만 아직도 모호한 상태였다. 하지만 이 책을 읽고 나서 어린왕자가 좀더 분명하게 다가오는 느낌이다. 조만간에 어린왕자를 다시 읽는다면 더욱 더 가깝게 느껴지지 않을까?


이 책의 저자인 저우바오쑹도 비슷한 과정을 겪었던것 같은데, 이제는 어린왕자를 철학자의 시선으로 조망해낼만큼 달인이 되어버렸다. 어린왕자에서 이런 느낌을 가질수도 있다니 하면서 읽었다. 저자는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어린왕자가 전달하고자 하는 메세지는 길들임이라고 말한다.


길들여짐은 프랑스어로 아프리부와제, 영어로 테임 중국어로 쉰푸라고 번역되는데, 생떽 쥐베리의 모국어인 프랑스로 아프리부와제는 사람과 사람이 낯선 관계에서 익숙한 관계로 발전할때를 지칭한다고 한다. 어린왕자가 장미를 떠나서 여우를 만났을때 여우가 자기를 길들여 달라고 하는건 결국 자기와 친해지자는 말이고, 그렇게 될때만이 수 많은 여우와 사람들중 특별한 관계가 형성된다고 말한다.


저자도 책에서 언급한 하버드 의대 교수 윌딩거가 ˝무엇이 인생을 행복하게 만드는가?라는 강연에서, 1938년 성인발달연구 프레젝트를 시작해서 70여년 동안 다양한 사회적 배경을 가진 남성 724명을 대상으로 생애 단계마다 일, 가정, 신체 건강등 생활 상태를 추적 조사했다. 대규모 데이터를 기반으로 윌딩거 교수는 인생을 진짜로 행복하게 만드는 것은 명예나 권력, 일의 성공이 아니라 건강한 인간관계라고 말한 부분은 널리 알려진 연구결과다. 결국 매슬로우의 단계를 보더라도 인간은 관계지향적인 상태에서 벗어나기 힘들다는 사실을 입증한다.


책을 읽고 나니 소행성 B-612에서 소중한 장미를 떠나 이 별 저 별에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지구로 와서 여우와의 관계를 통해 정원에 심어진 수 많은 장미송이와 소행성의 장미가 다르다는 사실을 깨닫고 결국 독사에게 물림을 선택해 지구를 떠나는 어린왕자의 이야기가 심쿵하게 다가왔다.


아울러 어린 시절 김용의 영웅문과 무협지등을 통해 독서의 참맛을 알게 됐다는 작가의 이야기와 독서에 대한 소중한 마음 그리고 철학으로 공부하고 여러 종교를 거쳐서 인생은 결국 공이라는 진리를 깨달은 작가의 말에 많은 공감을 했다. 그의 다음 작품이 기다려진다. 3월에 빨리 나만의 어린왕자를 만나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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