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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벌이로써의 글쓰기 - 작가로 먹고살고 싶은 이들을 위한 33가지 조언
록산 게이 외 지음, 만줄라 마틴 엮음, 정미화 옮김 / 북라이프 / 2018년 2월
평점 :
절판
이 책을 읽기전에 김훈 작가님의 밥벌이의 지겨움이라는 에세이가 생각났다. 절판이 됐던 책이라 구하기 어려웠는데 우연히 중고서점에서 발견하고 읽어봤는데 기자에서 프리랜서로 변신하시고 먹고 살기 위한 글쓰기와 본인이 생각하는 작가로서의 삶 사이의 괴로운 현실에 대해 덤덤하게 토로하셨던 글들이 기억났다.
이 책은 미국 작가들의 비슷한 이야기를 담았다. 총 33인의 작가가 생존과 예술 사이에서 줄타기를 했던 경험, 온라인 매체로의 글쓰기 방법의 변화에서 살아남는법, 아울러 성공한 작가들의 이야기등이 두루두루 실려있다. 작가들이 직접 기고한 글들과 엮은이와 작가의 인터뷰 모음들이 섞여있다.
아는 작가들이 별로 없었다. 작년에 읽었던 나쁜 페미니스트의 록산게이, 아직 읽지 않았지만 알고 있는 작가인 인생수정의 조너선 프랜즈, 영화각색으로도 명성이 높은 닉 혼비, 그리고 영화 와일드의 원작 작가인 셰릴 스트레이드등 33명중 4명밖에 되지 않을 정도로 작가들의 면면이 낯설기는 했지만 글을 읽는데 어색함은 찾을 수 없었다.
막연하게나마 언제인가 책을 써보고 싶은 개인적인 소망이 있기는 하지만 전업작가로서의 삶은 언강생심 꿈도 꾸지 않고 있다. 책에서도 자주 등장하는 얘기인데 본업이 있는 작가냐 아님 전업작가이냐에 따라 글과 삶의 방식이 달라지는 사실에 깊은 공감이 갔다. 그중 종신교수의 직을 던지고 전업작가로 삶을 도모했으나 생활고로 인하여 다시 복귀를 시도했던 작가의 현실에는 짠한 감정도 느꼈다.
미국의 문단을 잘 모르기에 에이전트와 출판사의 관계에서 고민하는 모습들은 언뜻 다가오지 않았다. 그래서 그런지 어떤 글들은 가독성이 조금 떨어지는 편이었고 진솔하게 작가로써 살아가는 삶에 대해 토로하는 글들은 인상적이었다. 의사였던 아버지가 가족을 버리고 힘들게 고학을 하며 베스트 셀러의 작가의 위치에 올라선 제니퍼 와이너의 에세이가 좋았다. ˝돈은 많이 벌었지만 무시당하는 작가보다 무일푼이지만 존경받는 작가가 더 좋을까요? (제니퍼 와이너)˝
문단에서 인정받지 못하지만 가난했던 삶을 이겨내고 부유한 작가가 된 제니퍼 와이너 그녀를 무시하는 평단이나 출판계에 맞서 고민하는 모습은 성공만이 전부는 아니겠구나하는 생각을 하게 했다. 하지만 전반적인 작가들의 삶은 생계에 대해 고민하며 자기의 글들이 알려지기를 고대하는 지난한 삶을 살고 있는건 미국이나 우리나라나 비슷한 현실인것 같다.
이제 인터넷이 생활의 절대적인 부분을 차지할만큼 없어서는 안될 도구로 자리잡은 요즈음 자기의 글이 알려지는 다양한 방법중 온라인상의 글쓰기를 주목하고 점차 발전하지 않을까 하는 글들을 볼 수 있었는데, 블로그에서의 글쓰기가 공만 들인다면 자기를 알리게 할 중요한 홍보수단이 될것 같다. 글쓰기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라면 읽어볼만한 에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