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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전 마키아벨리
마이클 화이트 지음, 김우열 옮김 / 자음과모음(이룸) / 2006년 4월
평점 :
품절
세계사에 영향을 미친 책을 꼽아보라면 성경까지 포함해서 마키아벨리의 군주론도 들어가지 않을까? 적어도 넘버 파이브안에는 포함될듯 싶다. 한때 악마의 서적으로 여겨지기도 했던 군주론의 저자 마키아벨리의 평전을 2017년 마지막 독서의 대상으로 읽어줬다.
음험하고 살짝 협잡꾼에 권력의 화신으로 여겨지는 마키아벨리의 실제 삶은 그의 이미지와 다소 달랐다. 공무원으로 직장생활을 시작해서 외교관 생활로 보내다가 권력 다툼으로 인해 실직을 하고 다시 복직을 하기 위해 노력하며 뛰어난 저술을 남겼던 매우 이성적이고 냉철한 지식인이었다. 다만, 연애지상주의에 오입쟁이의 삶을 살았던 사생활은 좀 생각과 다르게 지저분했다. 하지만 사생활은 사생활일 따름이니까 역사적인 인물의 중요도에 큰 영향을 미치는것 같지는 않다.
여기서 잠깐 마키아벨리즘에 대해 알아보자면, 군주론에서 유래되었으며 목적을 위하여 수단을 가리지 않는 것을 의미한다. 너무 짧은것 같아 네이버에서 자세하게 뜯어봤다.
정치는 일체의 도덕 ·종교에서 독립된 존재이므로 일정한 정치목적을 위한 수단이 도덕 ·종교에 반(反)하더라도 목적달성이라는 결과에 따라서 수단의 반(反)도덕성 ·반(反)종교성은 정당화된다는 정치적 사고를 뜻하는 것이었다. 그런데 일반적으로는 이 말이 목적은 수단을 정당화하기 때문에 목적의 달성을 위해서는 어떠한 방책도 허용된다는 뜻으로 이해되어 왔다. 따라서 그러한 사고방식에 의하여 행동하는 사람을 모두 ‘마키아벨리스트’라고 부르고 있다. 그러나 그러한 사고가 반드시 마키아벨리의 사상과 일치하는 것은 아니다.
마키아벨리는 그의 《군주론》에서 군주는 권력을 유지 ·강화하기 위하여 여우와 같은 간사한 지혜(책략)와 사자와 같은 힘(무력)을 사용할 필요가 있으며, 신의가 두텁고 종교심도 많으며 인격도 고결한 사람처럼 보여야 하지만 실제로 그럴 필요는 없다고 말하였다. 또 그는 《로마사론》에서 국가창건이라는 결과를 실현하기 위한 비상수단은 비난을 받아서는 안 된다고 말하였다. 그러나 그가 그렇게 주장한 것은 고대 로마인이 가진 역량과 사려를 르네상스시대의 이탈리아 사람들의 마음 속에서 소생시키고, 이탈리아에 새로운 정치 ·사회질서를 수립하려는 그의 이상을 실현함에 있어서, 먼저 낡은 전통적인 도덕이나 종교를 타파하고 그에 구속되지 않는 강력한 지배자를 탄생시킬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였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그의 참뜻이 이해되지 않고, 도덕 ·종교의 부정이라는 일면만이 강조되어 그의 사상 전체가 비난을 받았다. 로마 교황청은 1559년 그의 저서 전부를 금서목록에 넣었고, 프랑스의 신교도는 생바르텔미의 학살이 마키아벨리의 가르침을 실행한 것이라 하여 그를 규탄하였다. 프로이센의 대왕 프리드리히(2세)는 자기 자신이 실제로는 반도덕적 정치행위를 자행하고 있으면서도 《반(反)마키아벨리론》(1740)을 썼는데, 그는 마키아벨리의 《군주론》은 정치가에게 악덕을 권하는 것이라고 비난하면서 정치가는 도덕을 존중하여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이와 같은 일방적인 비난을 통하여 마키아벨리는 정치가는 그의 정치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어떠한 수단을 사용하여도 좋다고 생각하는 사람인 것처럼 일반인에게 인식되었고, 그러한 생각이 마키아벨리즘을 낳게 되었다. 그리하여 역사상의 모든 음흉하고 비열한 행위는 모두가 마키아벨리즘의 실천이라고 간주되었으며, 마키아벨리 자신이 마치 무슨 음모가인 것처럼 생각되기도 하였다. 이는 어떤 인간의 사상이 그 인간의 참다운 의도를 떠나서 세상 사람들에게 단편적으로만 이해되고 비난받는 것의 본보기라고 할 수 있다. 마키아벨리의 사상이 그의 사후에 이와 같은 운명에 처해진 것을 빗대어서 “마키아벨리의 인생은 그의 사후에 새로 시작되었다”는 말이 생겨나기도 하였다.
[네이버 지식백과] 마키아벨리즘 [Machiavellism] (두산백과)
목적이 수단을 정당화 시키는 안 좋은 방식의 통치수단으로 매도되어 왔지만 마키아벨리즘의 본질은 다르다. 통치자가 많은 피통치자의 삶을 좀더 윤택하게 하기 위해서는 소수의 희생과 단호한 조치가 필요하다는 일종의 공리주의에 가까운 입장이 마키아벨리 사상의 본질이다.
다만, 그런 수단들이 강조되다보니 도덕적으로 문제가 있는것으로 업신여겨졌으며 악의적으로 이용한 통치자들이 많았다. 한비자의 법가 같은 경우 공포정치와 결합하면 더욱 강력해지듯이 마키아벨리즘도 일종의 강압적인 통치수단으로 사용될 수 있지만 그 본령을 살펴보면 외교적인 수단을 더욱 강화하는데 촛점이 맞춰져있다.
책을 읽다보니 마키아벨리의 탈종교적인 태도가 그렇게 많은 사람들에게 부정당하는 결정적인 원인으로 작용하지 않았나 싶다. 종교가 지배하던 중세봉건주의 시대에 종교를 대놓고 깠으니 어느 누가 그의 사상을 존중할 수 있었겠는가..하지만 마키아벨리는 재평가 되고 있는 추세일뿐더러 그의 사상이 현대인의 삶과 정치의 연결선상에 놓여있기 때문에 관심을 가지고 살펴보면 많은 도움이 될것이다.
원저인 군주론도 비교적 분량이 짧고 쉽게 씌여졌기 때문에 아직 읽어보지 못한 사람들에게 필옥을 권해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