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고양이로소이다 문학사상 세계문학 14
나쓰메 소세키 지음, 유유정 옮김 / 문학사상사 / 1997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일본의 대문호로 숭상을 받고 있는 나스메 소세키의 처녀작이다. 그동안 읽고 싶었던 소설인데 어찌 어찌 하다보니 이제야 읽게 됐다. 500페이지에 달하는 꽤 묵직한 분량의 소설이지만 100년전 작품이라고 생각들지 않을 정도로 재미있는 소설이다. 이로써 나스메 소세키의 시작인 나는 고양이와 끝인 마음을 읽었으니 수미상관을 이룬셈인가? ㅋ


제목에서 알수있듯이 이 소설은 고양이를 1인칭 관찰자 시점의 화자로 내세운 작품이다. 중학교 영어 선생님인 구샤미의 집에서 기르는 고양이가 인간 세상의 일원이라는 느낌으로 사람들에 관해 들려주는 이야기를 담았다. 아무래도 소세키의 자전적인 이야기가 많이 들어간 소설로 저자 자신을 포함한 자기 본위의 이기주의 와 위선적 교양주의에 물든 지식인들과 사회를 풍자하고 있다.


38세의 늦은 나이로 데뷔해 49세의 비교적 이른 나이에 세상을 타계한 소세키는 불과 10여년 남짓하게 문단에서 활동했지만 그가 일본 근대문학에 끼친 영향은 매우 거대하다. 경쾌한 리듬과 유머를 바탕으로 권선징악과 같은 전통적이고 보편적인 가치에 기반을 둔 이야기가 주류를 이루며 빠른 템포와 리듬감도 인상적인 작가다. 소설 외에도 수필, 하이쿠, 한시 등 여러 장르에 걸쳐 다양한 작품을 남겼으며, 그림에도 재능이 있었다. 책의 서두에 그의 그림이 수록되어 있으니 그의 실력을 참고할 수 있다.


현암사 출판의 나스메 소세키 시리즈가 완간된걸로 알고 있는데 고양이의 역자가 이 소설을 이렇게 평했다. ˝진지하게 읽지 마시라. 그랬다가는 메이테이 선생에게 늘 당하고 마는 구샤미 선생 꼴이 나기 십상이니. 그냥 힘 빼고 즐기시라. 코믹소설, 뭐 그런 거라 생각하시라. 이러저러한 걸 풍자한 것 아니겠나, 하며 의미 맞추기에 골머리를 앓다가는 고양이한테도 무시당할 터. 그러다 보면 웃어넘기지만은 못할 여운이 묵직하게 그림자를 드리울 것이다.˝ 아주 적절하게 소설의 성격을 관통한 글이다. 왜 소세키인가 알 수 있는 그의 시작이 궁금하다면 일독을 권해드린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