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리뷰] 반 고흐, 영혼의 편지 (반양장)

반 고흐, 영혼의 편지 (반양장) ㅣ 반 고흐, 영혼의 편지 1
빈센트 반 고흐 지음, 신성림 옮김 / 예담 / 2005년 6월

기대작이었던 러빙 빈센트에 살짝 실망을 했다. 영화의 만듦새는 놀라웠지만 고흐에 대해서 남들 아는만큼만 알고 있는 정도에 성우들의 단조로운 대사톤이 지루했다. 영화를 보고 나서 오래전 주변 지인에게 추천을 받았던 이 책을 읽어보게됐다. 띠지에 20만부를 돌파한 기념으로 스페셜 에디션이 나왔다고 적혀있을만큼 상당히 많은 판매부수를 올린 베스트셀러로 알고있다.


책의 내용도 내용이지만 고흐의 중요한 그림들을 같이 볼 수 있기에 양서란 이런거다라는 생각이 절로 생길만큼 좋은 책이었다. 미술은 그림을 잘 그리지도 못하지만 보는것도 취약한 그런 분야다. 음악이나 영화같은 울림이 없는 예술종목인데 다른 화가는 모르겠지만 반 고흐에게는 강한 끌림이 있다. 문외한인 내가 보더라도 그림 자체가 뿜어내는 강렬한 마성에 빠지게 된다.


고흐만큼 그의 생애가 알려진 화가가 있을까? 평생 외롭게 그림 한점 팔지 못하고 그림만 그리다가 쓸쓸하게 자살로 생을 마감한 사실. 고갱과의 친분, 동생 테오와의 형제애등은 그림에 대해 모르는 사람들도 인지하고 있을만큼 많이 알려진 사실이다.


이 책은 고흐가 동생 테오에게 보낸 서신을 중심으로 엮은 책이다. 후반부에 가면 고갱과 다른 동료들, 그리고 테오가 형에게 보내는 서신들도 수록되어있다. 아울러 시기별로 나뉘어 고흐의 그림이 성장하는 모습을 볼 수 있는것도 시각적 즐거움을 가져다준다.


생각보다 더 절절한 생을 살았던 고흐의 마지막 순간을 보면 가슴이 먹먹해진다. 평생을 같이 했던 정말 지독한 가난과 병, 그리고 예술에 대한 치열한 갈망속에 37년의 짧은 생애 동안 강렬한 작품을 남겼고 이제 그가 세상을 떠난 지 100년이 넘었다. 그렇지만 그의 사후에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그와 그의 작품을 기억하고 있고 흠모한다.


작품의 뛰어남도 뛰어남이지만 그런 치열한 삶이 사람들에게 울림을 주는게 아닐까 생각한다. 책에서 고흐의 작품이 한점 팔렸으며 그 가격은 400프랑이었고 평생 다른 사람들이 몰라줬던 삶을 살았던게 아니라는것도 새롭게 알게된 사실이다. 아무튼 가난하고 쓸쓸하게 사망한 고흐와 그 뒤를 바로 따라갔던 테오와의 형제애도 이 책에서 얻을 수 있는 다른 하나의 소중함이다. 좋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