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혹함에 대하여 - 악에 대한 성찰 철학자의 돌 2
애덤 모턴 지음, 변진경 옮김 / 돌베개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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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철학서적을 읽어줬다. 생각해보니 돌베개 출판사에서 나온 책도 간만에 접하는것 같다. 철학을 다루기는 했지만 책은 그렇게 어렵지 않게 접근할 수 있다. 실제 사례를 이용해 악에 대한 근원적인 개념을 정립해준다. 원제는 on the devil인데 왜 잔혹함에 대하여로 나왔는지 이유는 정확하게 모르겠다. 아무튼 책은 악의 본질을 다루고 있다.


저자는 한나 아렌트의 유명한 이론인 악의 평범성에 대해 말하며 악에 대한 분노와 증오, 비난 역시 위험하다고 한다. 비난은 악을 타자화시킴으로써, 나 자신이 악에 연루될 수 있을 가능성을 배제시킨다. 때문에 사람들이 왜 악을 저지르는가에 대한 동기를 알아야 되고 악에 대해 공감을 하지 않을지라도 이해를 해야지만 더 이상 그런 잔혹한 악이 미래에 발생하지 않을 계기를 만들 수 있다고 한다.


책의 전반부에 흥미로운 사례를 다루는데 트루먼과 밀로세비치에 대해 누가 더 나쁜가를 묻는다. 원자폭탄의 투하를 승인함으로 전쟁을 빨리 끝냈지만 수 많은 인명을 살상한 책임을 면하기 어려운 트루먼, 자기의 신념과 가치를 지키기 위해 다른 사람들을 학살한 밀로세비치 둘중 누가 더 악한가?


느낌적으로 트루먼보다 밀로세비치가 훨씬 악한 인물로 보이지만 결과론적으로 트루먼에게는 다른 선택지도 있었기 때문에 행위의 원인으로 피해를 입은 사람들이 훨씬 많은 트루먼이 절대양으로 밀로세비치 보다 훨씬 잔혹할 수 있다고 말한다.


아울러 나찌 시대의 많은 예를 들어가며 유대인 학살 책임자 아돌프 아이히만의 재판을 기록한 한나 아렌트의 [예루살렘의 아이히만, 나치 수용소에서의 경험을 담은 프리모 레비의 저작인 [이것이 인간인가], 소련의 정치범 수용소를 다룬 알렉산드르 솔제니친의 소설, 아파르트헤이트 체제의 인종 차별과 인권 탄압에 대한 데즈먼드 투투의 저술에서 평범한 인간이 어떻게 악을 수행하는가에 대한 고찰을 한다.


저자는 악은 히틀러 같이 사악한 사람들 보다 오히려  깔끔한 셔츠를 입은 학자풍의 인텔리 설계자들에 의해 이루어진다고 말하며 악의 평범성에 대해 많은 논거를 제시하고 있다. 후반부로 가게 되면 역사적인 사실을 현대로 옮겨 소시오 패스 성향을 보이는 연쇄살임범들에 대해 우리는 어떻게 그 본질을 알아야 되는가에 대한 언급을 한다.


마지막 단원은 악에 대한 이해를 넘어서 용서와 화해를 통해 악을 이겨내자는 메세지를 던진다. 실례로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만델라 대통령의 경우를 들어 설명한다. 아프리카에서는 그나마 체제가 안정된편인 남아공화국에서 아파르헤이트 정책에 대한 반동으로 다시 학살이 이뤄졌다면 남아공 월드컵이 치루어질 수 있겠는가? 아무튼 일상생활에서 그리고 우리 주변에서 흔하게 접할 수 있는 악의 행태와 본질에 대해 알고 싶다면 읽어볼만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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