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쳇 베이커 - 악마가 부른 천사의 노래 ㅣ 현대 예술의 거장
제임스 개빈 지음, 김현준 옮김 / 을유문화사 / 2007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천사까지는 아니더라도 상당히 감미로운 감성 보컬인 쳇 베이커 평전을 두달에 걸쳐 완독했다. 매년 평전을 대략 열 권 정도 보는데 다른 사람의 삶을 들여다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역사적인 인물뿐만 아니라 히치콕이나 트뤼포등등 예술가의 삶도 무척 흥미진진하다. 그중 쳇 베이커는 여태 읽어본 사람들중 가장 쓰레기?같은 삶을 살았던 인물이 아닌가 싶다.
좋은 음악을 했다는걸 제외한다면 평생 마약에 빠져 다른 사람들을 힘들게 하고 많은 여인들을 불행한 삶으로 인도한 쳇 베이커는 잘 봐줄래야 잘 볼 수 없는 그런 사람이다. 책을 보고 본 투 비 블루라는 영화를 봤는데 참 긍적적으로 그려졌다. 하지만 마약상들에게 폭행을 당하고 앞니가 전부 나갔음에도 불구하고 다시 재기를 하는 쳇의 의지에는 경의를 표한다. 아울러 놀라운 재능의 소유자가 아닌가 싶다.
이 글을 쓰는 순간 쳇 베이커의 음악을 듣고 있는데 정말 서정적이고 감미로운 선율의 음악이라고 생각한다. 어떻게 이런 음악을 하는 사람이 그런 삶을 살 수 있었는지 도대체 이해가 되지 않을 정도다.
작가는 1996년부터 5년간 유럽과 미국을 오가며 쳇 베이커의 행적을 추적하고, 주로 주변 인물들의 증언을 토대로 그의 삶을 서술했다. 쳇의 인생에서 벌어지는 마일즈 데이비스나 찰리 파커와 같은 거장들과의 만남, 마약 투여로 겪게 된 감옥 생활, 이가 부러지는 사고와 틀니를 끼고 시작되는 복귀, 평생을 마약과 함께한 음악여행등등 파란만장한 삶이 거의 천페이지어 걸쳐 흥미진진하게 그려진다.
너무나 객관적으로 그려내서 쳇이 살아돌아온다면 눈살을 찌푸리지 않을까 싶을 정도다. 재즈에 큰 흥미가 없는 사람일지라도 그의 삶을 들여다본다면 이런 삶도 있구나 싶을 정도로 영화와 같은 흥미진진함을 불러일으키는 평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