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효석 작가를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겠지만, 이효석 문학상을 아는 사람은 그렇게 많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다. 아무래도 우리에게 가장 잘 알려진 문학상은 이상문학상이고, 그외 김동인 문학상정도는 어느 정도 알려지지 않았을까 추측해본다.이효석 문학상은 알고 있었지만 작품집으로 만난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효석 작가는 개인적으로도 상당히 추억이 있는분이신데, 중학교 2학년 담임선생님이 국어선생님이셨다. 당시 우연치 않은 기회에 메밀꽃 필 무렵을 읽었고, 우리반에서 그 책을 읽은 학생은 내가 유일했다. 비교적 이야기를 잘 기억하고 있었기에 선생님의 관심을 한몸에 받았고 당시 총각이었던 선생님의 하숙방에 초대됐던 영광까지 누렸다.어린 시절 독서의 습관을 잡는데 많은 도움을 주셨던 선생님이 건강하게 잘 지내시길 바란다. 아무튼 그때 이효석 작가를 만났고 교과서에서도 낙엽을 태우며라는 수필을 상당히 인상적으로 읽었는데 몇 년전 그 수필집을 전체로 만났다. 소박한 문체와 본인의 소소한 삶에 대한 이야기등등을 다뤘던 기억이 난다.벌써 18회까지 수상작이 나왔으니 역사가 생각보다 긴편이다. 총 9편의 작품이 수록되어 있다. 대상작가인 강영숙의 어른의 맛이 대표작이고 그녀의 자선작과 우수작품상 그리고 작년 수상작가의 자선작품이 실려있다. 총 8분의 작가인셈인데 전혀 알지 못하는 작가들을 새롭게 만나는 계기가 됐다. 몇 몇 작품은 상당히 인상적이었고 작년 수상작가였던 조해진씨의 작품도 주목해볼 생각이다.대상작인 어른의 맛은 어른에 대한 이야기다. 소설은 전반부와 후반부로 나뉠수 있는데 전반에는 대학때 사귀었던 남자를 다시 만나는 중년 여인의 불안한 심리를 묘사했다면, 후반부는 역시 어렸을때 친구였던 동성의 친구를 다시 만나 옛일을 추억하며 과거를 회상하는 그런 이야기가 중심틀이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갑자기 흙을 맛보며 어른에서 어른으로 자라는 성장통 비슷한 느낌을 가져주는 그런 소설이었다.대상작품보다 자선작인 라플린이 더 인상적이었다. 일종의 해외 고려장을 소재로 다룬 작품인데 섬세한 문체와 이야기가 흥미진진했다. 문단에서 주목받을 수 있는 젊은 작가들의 감각적인 단편소설을 읽는 즐거움이 있는 그런 책읽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