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문예출판사 세계문학 (문예 세계문학선) 14
나쓰메 소세키 지음, 오유리 옮김 / 문예출판사 / 2002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올해 나스메 소세키의 소설을 읽어보기 시작했다. 첫번째는 도련님, 다음은 풀베개, 세번째로 그의 대표작으로 일컬어지는 마음을 읽었다. 마음은 그의 최후의 작품이기도 한데 도련님과 풀베개가 전혀 다르게 다가왔듯이 이 작품도 같은 작가가 맞나 싶을 정도로 다른 지점을 그리고 있는 그런 소설이었다.


살짝 동성애적인 느낌도 나고, 탐미적이기도 하고 일본문학에서 느낄 수 있는 섬세하고 유려한 그런 소설이었다. 소설은 3부로 구성되어있다. 1부는 극중 화자인 나와 선생님이 만나서 서로 알아가는 과정, 2부는 내가 낙향해 병든 아버님과 어머님의 사이에서 미래에 대해 고민하는 상황, 3부는 선생님의 유서로 구성되었다.


처음 만나는 장면이 해변가에서 수영을 하는 상황인데 선생님이 다른 외국인 남자와 같이 있었고, 나를 조우하게 되는 그런 상황이 묘한 삘로 다가왔다. 선생님과 사모님의 관계도 뭔가 모호한 지점이 있고 선생님은 특별히 하는 일은 없지만 비밀에 가려있는 그런 느낌이다.


2부에서 신장병을 알고 있는 아버지를 돌보느라 시골로 내려가고 대학까지 나왔으니 반듯하게 자리잡기를 기대하는 주변시선에 살짝 답답함을 느끼는 나의 고뇌가 이어지며, 3부에서 극적으로 선생님의 비밀을 유서형식으로 편지가 오며 소설은 마무리된다.


과연 일본 국민작가라고 할만큼 거의 100년이 지난 지금 읽어도 생경하지 않을 정도로 문학적인 완성도는 상당히 높다. 하지만 소설에서 천황이 죽음에 따라 노기대장이라는 군인이 순사를 하고 극중 선생님도 순사 비슷하게 하려는 마음, 그리고 심지어 주인공 아버지까지 천황의 죽음에 자기의 죽음을 맞추는 설정은 조금 불편했다.


물론 일본인들 이야기니 뭐라 할것까지는 없지만 전형적인 일본 극보수 우익집단의 속마음을 드러내는 소설이 아닌가 싶다. 소세키도 아름다운 문체와 묘사로 그런 마음들을 속에 감추지 않았을까 싶다. 하지만 자기 나라를 옹호하는 애국적인 견지에서 탓할 일은 없을듯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