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카피에 웰컴 투 이사카 고타로 월드라고 적혀있는데 상당히 적절한 문구라고 생각된다. 이사카 고타로는 골든슬럼버로 처음 만나 사신치바, 그래스호퍼, 오듀본의 기도등등 꽤 많은 책을 읽었고 아직 못 읽은 책도 있지만 그의 신작을 오랜만에 보게됐다.역시나 녹슬지 않은 이야기 솜씨를 보여준다. 조그만 단서에서 시작해 수 많은 분기점들이 하나로 모여지는 그의 특기가 이 작품에서도 여지없이 드러난다. 고타로의 소설은 처음 읽을때 약간 뭐지라는 생각이 드는 부분이 있는데 일단 속도가 나면 무섭게 읽히는 특징이 있다. 이 소설도 역시나 100페이지를 넘어가면서 끝까지 그대로 내달렸다.SF인줄 알고 접했는데 그가 주로 다루는 사회 부조리에 대한 이야기다. 권력에 대한 풍자와 비판이 녹아들어가 있다. 정확한 때를 지칭하지 않지만 근미래 어느 날 일본에서 평화경찰이라는 새로운 조직이 생겨 사회 불순분자들을 느닷없이 체포해 죄를 자백받은 후 공개처형을 한다. 처형도 현대식 길로틴을 이용해 목을 뎅강 자르는 식이다.센다이 지역에도 평화경찰이 등장해 공포스러운 분위기를 만드는데, 이에 대항하는 세력들도 생기고, 영화 슈퍼를 연상시키는 작업복을 입은 히어로가 등장해 여러가지 활약을 펼치게 되는데.......초반에 등장인물도 제법 많고 도저히 엮일 것 같지 않은 갈래 갈래들이 소설의 후반부로 갈수록 각기 연관성을 드러내는 지점에서 역시 이사카 고타로라는 생각이 절로 난다. 고타로는 딴걸 떠나서 재미만큼은 보장할 수 있는 작가가 아닌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