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죄를 읽고나서 단박에 이언 매큐언의 팬이 되어버렸다. 압도적인 서사력과 뭔가 지적인 분위기에 애틋한 연애감정, 그리고 이언 매큐언에게 느낄 수 있는 품격에 흠뻑 빠져버렸다. 발간이 된 그의 소설들을 모으고 있던중 신간이 발간된 사실을 알고 바로 구입했다.바로 읽을까 아님 뒀다 읽을까 고민하다가, 신간이니만큼 바로 읽기로 하고 하루만에 완독을 했다. 일단 소설의 흥미를 떠나서 이렇게 독창적인 느낌의 소설은 흔하게 만날 수 없지 않을까 생각된다. 햄릿을 재구성해 뱃속의 태아를 화자이자 주인공으로 정한 이런 묘한 설정의 햄릿 재구성 작품이 다시 있을까 싶다.삼촌과 어머니가 바람 나고 아버지가 위험에 빠지는 상황은 햄릿과 설정이 같다. 하지만 햄릿을 재구성한 다른 작품들과 달리 이 소설의 햄릿은 태아로 어머니의 뱃속에 있기 때문에 자신의 의지대로 움직일 수 없다. 다만 그는 어른 햄릿과 마찬가지로 사고는 할 수 있으며, 두 불륜남녀들의 음모를 알고 나서 자신이 어떻게 대처해야 되는가 고뇌에 빠진다.말도 안된느 설정으로 여겨지지만 읽다보면 동화되고 소설의 긴박감에 시간가는줄 모르고 책장을 넘기게 된다. 아울러 거침없는 묘사와 살짝 철학적인 인간 존재에 대한 의구심의 탐구는 독자에게 별도로 주어지는 선물 같은 느낌이다.물론 느낌적으로 이 소설은 호오가 많이 갈릴것 같다는 생각이다. 속죄만큼은 강한 임팩은 아닐지라도 상당히 신선한 느낌의 소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