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 작품들중 가장 어프로치하기 쉽지 않고 또 해봤자 잘 모르겠는 분야가 시다. 흔히들 문학중 시에서 단편, 장편소설 순서로 쓰기 쉽다고 한다. 시는 문학인들 사이에서도 문학적인 재능이 있어야지 쓰는 장르라고 하던데 난 잘 모르겠다.아직 시를 읽고 큰 감흥을 느껴보거나 가슴에 와닿는 순간은 별로 없었기 때문이다. 이 책은 시인이 시인에 대해 쓴 평전이다. 작가는 안도현 시인으로 이분도 우연치 않게 아는분이다. 물론 연탄재 발로 차지마라 그 시만 알고 있지만, 백석 시인이야 워낙 유명하신분이니 말할것도 없고 지금 책상에 받침판으로 쓰는 고무판에 백석 시인의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라는 시가 적혀있다.시인이 썼다고 보기 힘들 정도로 사료에 입각해서 상당히 사실적으로 쓴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시중에 백석평전이 여러권 나왔지만 아무래도 이 책이 가장 인정받는 평전이 아닐까 싶다. 안도현 시인은 평생의 시인으로 백석을 흠모해 왔으며 그의 생애를 존경 어린 마음으로 조명했기에 이 책이 가지는 가치는 더 높아보인다.평전 중간 중간에 백석의 시가 지문으로 들어가 있어, 그의 생애와 시를 동시에 맛보는 즐거움도 매력적이다. 백석이 태어난 시기나 유년시기는 별로 다루지 않았고 백석이 어떤 계기로 시를 쓰게 되었는지, 그가 일본에서 유학하며 습작할 때 누구에게 어떤 영향을 받았는지 등 유년의 시절부터 장학생으로 떠난 일본 생활등을 다뤘고, 그의 애정과 사랑도 들어가 있어 한 사람의 생애를 들여다볼 수 있었다.특히 삼청각을 운영하고 법정스님에게 길상사를 기부했던 김영한과의 사랑도 매우 잘 기술되어있다. 그녀와 백석의 사랑은 평생 서로 간직한듯 싶다. 함흥에서 만났던 사이었을줄이야... 평전을 읽는 즐거움을 가져다 주기도 하고, 체제에 대한 여러가지 생각들 그리고 백석 시인의 아름다운 시를 즐길 수 있는 좋은 책이라고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