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젯밤
제임스 설터 지음, 박상미 옮김 / 마음산책 / 2010년 4월
평점 :
품절


표지 느낌이 묘한 책이다. 외설스럽지는 않지만 은근히 야한듯한 느낌의 강렬한 표지라는 생각이든다. 책을 만드는 요소중에서 표지디자인도 상품으로서의 책의 요소중 매우 중요한 항목인데 너무 신경 안쓴 디자인에 괜찮은 내용의 책을 보게된다면 안타까운 생각이 든다.


얼마 전 록산 게이의 나쁜 페미니스트에서도 제임스 설터의 책이 언급되길래 예전에 구입했던 소설책을 꺼내들었다. 당시 어느 칼럼에서 추천한걸 보고 구입해서 책장에 꽂아놓고 방치해놨는데 늘 표지가 인상적이라 읽어야지 읽어야지 했던 녀석이다. 이 참에 봐야지 하면서 책장을 넘기는 순간부터 주욱 읽어줬다.


전혀 정보가 없어기에 몰랐는데 소설은 단편 모음집이다. 이 책을 읽고 난 소감을 말해보라고 한다면 레이먼드 카버의 야한 버전이라고 해야되나? 암튼 상당히 비슷한데 다른 그런 단편소설들이다. 설터는 소설가이자 시나리오 작가인데 소설의 구조가 매우 타이트하게 조여지다가 막판에 탁하고 살짝 반전을 던지는 그런 스타일이다.


어젯밤이라는 소설만 말해보자면, 시한부 삶을 살다가 마지막에 안락사를 택한 와이프를 위해 남편이 마지막 만찬을 한다. 와이프는 주변에서 누군가 그들의 모습을 봐주길 원해서 한 사람을 초대한다. 와인과 함께 마지막 식사를 마치고, 2층에서 그녀의 끝을 같이 한 다음, 1층에 내려와 초대했던 여인과 격정적인 밤을 보낸다. 그 여인은 바로 애인이었던거다.


다음날 새벽 2층에서 아직 죽지 않은 부인이 고통에 겨워 내려와서 불륜의 장면을 보게된다. 뭐 그런 내용인데, 이야기의 구조를 떠나서 묘사나 글을 이끌어나가는 솜씨기 대단하다는 생각을 했다.


작가는 한국전에 참전했을 정도의 나이가 있으신 분인데, 비교적 늦은 나이에 데뷔를 해서 문단의 호평을 받고 여러 작품을 내셨다. 2015년에 90의 나이로 세상을 떠나셨는데 그의 다른 소설들이 궁금해진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