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승자 시인의 이 시대의 사랑을 읽고 다음 시집으로 읽어줬다. 최승자 시인의 시집은 어렵기는 했지만 시인이 말하고자 하는바를 어렴풋이 느끼고 처절한 절망의 감정을 느꼈는데 이승복 시인의 시집은 정말 어려웠다. 무슨 말을 하는건지 솔직히 이해하지 못했다.


김수영 시인 이후로 시단에 가장 많은 영향을 끼친 시인으로 알려져 있고, 읽어보지는 못했지만 이름 정도는 알고 있어서 나름 그의 시는 좀더 다가가기 쉬울줄 알았다. 하지만 그야말로 왠걸이었다. 알 수 없고 모호한 단어들로 점철된 암호집을 보는 느낌이 들었다.


시집은 지금으로부터 약 30년전에 출간된걸로 알고 있는데 당시 문단에 아주 충격을 던졌을 것 같다는 생각은 들었다. 그해 가을 이라는 시에서는 ‘아버지, 아버지....씹새끼‘라는 다소 당혹스러운 싯구도 나오는데 어떤 의도이건 쉽게 볼 수 없는 말이고 짧은 시에 아주 강렬하게 등장하기 때문에 다른 시어들이 묻히기도 하는 그런 경험을 했을것 같은 생각을 해봤다. 나중에 시인은 그 싯귀에 대해 문장의 단락을 잘못 끊어서 아버지가 했던 말을 쓴거라고 해명했다고 하지만 말이다.


전체적으로 어렵기는 했지만 그래도 상징적으로 가족을 중심으로 보여주는 어떤 따뜻한 감정도 느낄 수 있었고, 몇 몇 시들은 가슴에 꽂히는 그런 좋은 시로 다가오기도 했다.


시집 말미에 황동규 시인이 시에 대한 해설을 간략하게 했는데 시를 읽는 독법에서 계속 연역 추론하는 과정은 흥미로웠다. 이렇게도 시를 읽을 수 있겠구나 싶었다. 아무튼 올해가 가기전에 한번쯤 더 읽어볼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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