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실의 시대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유유정 옮김 / 문학사상사 / 200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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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가 들어서 새롭게 만나는 하루키의 세계는 더 감성적으로 다가온다. 너무나도 많이 알려진 소설이라서 굳이 소개할 필요가 없는 작품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소설이 처음 나왔을때 읽었나 안 읽었나 가물거릴 정도로 시간은 지났지만 줄거리는 얼핏 기억하고 있다.


그 당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지만 솔직히 강한 인상은 받지 못해 왜 하루키 하루키 하는거지 하고 생각을 했는데, 작년부터 하루키의 소설들을 접하면서 조금씩 생각이 달라지고 있다. 그의 감각적인 문체와 속도감 있는 전개, 그리고 뭔가 아련함이 느껴지는 감성은 나이가 들어서야 가슴 한 켠에 아련하게 다가온다.


작년에 ˝색채가 없는 다자키 쓰쿠루와 그가 순례를 떠난 해˝라는 소설에서 만났던 감성을 다시 만난 느낌인데 이야기는 비슷하지만 각기 다른 감상에 젖어들 수 있었다. 학창시절의 인연, 사랑, 자살, 섹스등 하루키의 소설들은 일견 똑 같은 소재들을 무한반복 우려먹는 생각도 가져보기는 하지만 그의 매력적인 문장에는 푹 빠져들게 된다.


얼마 전 민음사에서 30주년 기념 리미티드 에디션으로 원제 노르웨이의 숲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재출간된 작품을 살까 말까 망설이다가 그냥 예전 작품을 읽어줬다. 그리고 내년에 그 에디션을 다시 사서 읽어보기로 했다. 번역의 차이를 느끼는건도 외국소설을 읽는 쏠쏠한 재미가 아닐까 생각한다.


책을 읽는 내내 상실의 시대가 순실의 시대가 아닌가 싶을 정도로 혼돈스러운 요즘 이 복잡한 일들이 빨리 지나고 좀더 차분하고 관조적인 자세로 세상을 바라볼 수 있는 시대가 왔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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