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가해자의 엄마입니다
수 클리볼드 지음, 홍한별 옮김 / 반비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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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휴 기간에 유시민 작가의 표현의 기술이라는 책을 읽었다. 평소 유시민 작가의 글을 좋아하기는 하지만 기대 이상으로 책이 좋았고 많은것을 얻을 수 있는 계기가 됐다. 일단 서평에 관한 글이 인상적이었는데, 서평에 대해 기본적인 근간은 책에 대한 정보를 수록하는 것이고 대략적인 가이드 라인으로 글의 50%까지를 제시했다.


내가 올리는 글들이 서평의 범주까지 들어가지는 않겠지만, 혹시라도 글을 읽을 수 있는 사람들과 내 자신의 글이 좀더 나아지기 위해 향후 책에 대한 정보를 어느 정도씩 올려주는걸 기반으로 하고자 한다. 그런 기준으로 올려보는 첫번째 글이다.


이 책은 1999년 미국의 콜로라도주 콜럼바인 고등학교에서 일어난 총격 사건의 가해자중 한 아이의 어머니가 절절한 심정으로 쓴 일종의 수기다. 이런 책을 낸다는 자체가 대단한 용기가 아닐 수 없다. 책은 어머니가 자기 아들의 죄를 옹호하기 보다는 나름대로 객관적인 시선을 유지하며 사건이 왜 일어났을까 생각하는 고민의 결과물로 보인다.


물론 아무래도 자기 아들이니만큼 철저한 객관성을 유지할 수는 없을 것이다. 아무래도 피붙이니만큼 동정이 가는건 당연하지 않겠는가!


그날 그 고등학교에는 도대체 무슨일들이 벌어졌던걸까?


1999년 4월 20일, 콜로라도주의 컬럼바인고등학교에 다니는 두명의 학생(에릭 해리스, 딜런 클리볼드)이 같은 학교 학생들에게 총기를 난사한다. 그 결과 13명이 사망하고 23명이 부상을 입었으며 범인은 모두 그 자리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책은 두 아이중 딜런 클리볼드의 엄마 수 클리볼드가 딜런 클리볼드가 태어나서 사건을 벌이기까지의 17년, 또 사건 발생 후 17년, 총 34년간의 일을 정리하고 있다. 왜 그런 사건이 벌어졌는가, 사건을 벌인 아이들은 어떤 아이들이었는가의 이야기가 중심에 있지만, 사건 이후 가해자의 가족들이 어떤 일들을 겪었고, 어떤 생각과 감정을 겪어왔는지 역시 솔직하고 세밀하게 정리되어 있다.



책의 서두부터 수 클리볼드는 말한다. 나는 내 아이를 누구보다 잘 안다고 생각했다.   


절대적으로 저자의 마음에 공감을 느낀건 아니지만 책을 읽는 도중에 많은 깨우침을 얻을 수 있었다. 마침 큰 애가 고 3이고 요즘 대립과 갈등을 겪고 있는 단계라서 여러번 마찰을 겪었는데 그런 미숙한 대처부분들에 대해 많은 반성을 할 수 있었다.


지나간 시간을 절대로 돌이킬 수 없겠지만, 후회하지 않는 삶이 되려면 보다 더 자식에게 관심을 기울이고 최대한 그들의 입장에서 생각해주고 지켜는 보되 방임하지 말고 부드러운 개입으로 리드해나갈때 좋은 부모가 될 가능성이 조금이라도 높아지지 않을까 생각했다.


책에서 몇 가지 참고할 부분들을 발췌한걸로 마무리한다.



내 죽음이나 내 아이들이나 가족의 죽음은 생각해 보지 않았다. 비극은 다른 사람에게만 일어난다고 생각했다


누구든 장애를 가장 먼저 봐요 그 사람들이 보기에 나는 사람이기 이전에 장애인인 거예요


좋은 부모라면 아이들이 어떤 상황인지 알죠 - 남에게 상처주는 말


자식을 후회 없이 키우는 건 아마 불가능한 일일거다


가슴속에 풀리지 않는 채로 있는 것에 대해 인내심을 가지라


자살로 아이를 잃은 부모들이 충격에 빠져 거의 공통적으로 하는 말이 있다. 훨씬 좋아졌었는데


특히 돈 문제나 부모의 병 같은 일은 십대의 우울과 자살을 유발하는 위험요인이다


어려움을 겪고 있는 아이는 막상 만나면 불쾌할 때가 많다. 공격적이고 호전적이고 무례하고 화를 잘내고 적대적이고 게으르고 짜증을 내고 솔직하지 않고 위생상태도 썩 좋지 않을 때도 있다


밀지 말아요 엄마 화가 나기 시작하는데 참을 수 있을지 모르겠어요


아이의 말을 믿으면 위험하다며 부모들에게 행동을 관찰하라고 조언한다. 무언가 앞뒤가 맞지 않거나 설명이 안 된다고 느껴지면 괜찮다는 아이의 말에 넘어가지 말고 다른 사람에게 이 문제를 보이라고 한다.


청소년기 남자아이들은 우울증이 짜증으로 나타난다.


나는 두려움을 두려워하게 됐다


슬프고도 무서운 진실은 언제 우리가 혹은 우리가 사랑하는 이들이 심각한 뇌건강 문제를 일으킬지 알 수가 없다는 것이다.


나는 내 아이를 누구보다 잘 안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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