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지에서 눈에 익은 사진들이 몇 장 보인다. 이 책은 앙리 카르티에-브레송, 로버트 카파 등이 창립한 전설적인 사진작가 그룹, 매그넘이 찍은 20세기의 기록이다. 매그넘 사진작가들의 카메라가 담은 20세기의 역사적 순간들을 한 권의 사진집으로 엮었다.브레송의 보도사진을 보니 묘한 느낌이 들기도 하고, 아무튼 기억을 떠올려가며 역사의 순간들을 훑어볼 수 있는 즐거움이 있다. 1950년대부터 십년 단위로 나뉘어서 그 디케이드에 있었던 중요한 일들을 설명하고 사진을 소개하는 식으로 구성된다.한국의 사진은 1장인가 2장인가 몇 장 되지 않다는게 좀 아쉬웠다. 그래도 50년대 초에 세계적으로 엄청난 일들이 있었는데 말이다. 천안문 광장에서 맨몸으로 탱크에 저항하는 중국 젊은이의 사진이 가장 인상적이었다. 역시 사진은 중간 포착이 아닌가 싶다.인물 사진은 과감한 클로즈업과 인상적인 부분을 찍을 때 기억이 남는 사진이 되지 않을까 싶다. 그냥 평범한 사진은 뇌리에서 바로 휘발되는 정보 홍수의 시대에 살고 있으니 말이다. 역사를 살펴보는 재미도 있지만 어떻게 사진을 찍는가에 대한 대가들의 노련함을 확인할 수 있는 중요한 자료집으로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