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는 정말 어렵고도 어려운 시의 세계다. 여태까지 읽어 본 시집이 손가락으로 헤아려도 얼마 되지 않아서 그럴까 싶기도 하지만 성향상 맞지 않은 장르임은 분명하다. 누군가 말하는 혈액형론으로 따져볼때 AB형이라 감수성이 메말라서 그런가?


이번 시집은 빨간책방에서 소개된 시집으로 아직 방송은 들어보지 못했고, 작가의 전작인 구관조 씻기기도 아주 힘들게 읽었고 이번 시집은 전집보다 더 힘들게 읽은거 아닌가 싶다. 도대체 어떤 말을 하고자 하는지 잘 모르겠다.


하루에 다섯편씩 거의 한달간에 걸쳐 싯구를 곰 씹어가며 아무리 읽어봐도 잡힐듯 잡히지 않는다. 제호작인 희지의 세계는 백번쯤 읽어줬는데 뭔가 외로움의 세계를 그리지 않았나 싶기도 하다.


희지의 세계 시 전문을 올려본다.


저녁에는 양들을 이끌고 돌아가야 한다.


희지는 목양견 미주를 부르고

목양견 미주는 양들을 이끌고 목장으로 돌아간다.


이러한 생활도 오래되었다.


무사히 양들이 돌아온 것을 보면

희지는 만족스럽다.


기도를 올리고

짧게 사랑을 나눈 뒤


희지는 저녁을 먹는다


초원의 고요가 초원의 어둠을 두드릴 때마다

양들은 아무 일 없어도 메메메 운다


풍경이 흔들리는 밤이 올 때

목양견 미주는 희지의 하얀 배 위에 머리를 누인다


식탁 위에는 먹다 남은

익힌 콩과 말린 고기가 조용히 잠들어 있다


이것의 희지의 세계다


희지는 혼자 산다.



아무리 자주 읽어봤다고 해도 아직도 잘 모르겠다. 누군가 장문이 가장 쓰기 쉽고, 그 다음이 단편, 마지막으로 시가 문학중에 가장 쓰기 어려운 분야라고 하던데 읽는것도 마찬가지가 아닌가 싶다.


뭐라고 달리 할 말이 없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