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경시장
김성중 지음 / 문학동네 / 201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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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즐겨듣는 팟캐스트중 이동진이 진행하는 빨간책방이라는 캐스트가 있다. 한 권의 책을 정해 2주간 밀도있게 다루는 그런 프로그램인데 책을 좋아하는 입장에서 얻을만한 정보가 상당히 많다고 생각한다. 여기에서 소개받은 책들은 어느 정도 검증된거라 생각하고 책을 구입해서 보곤 한다.


특히 잘 몰랐던 한국 작가의 책을 많이 읽게 된 계기가 되기도 했는데, 김성중의 국경시장도 그런 경로를 통해서 보게됐다. 처음에는 김성종인줄 알고 깜놀했던 기억이....그 분이 아직도 소설을 쓰시나 생각했다. 내 학창시절에 강렬한 인상을 남겼던, 한국형 추리소설의 대가쯤으로 생각하는 그분 말이다.


암튼 그분은 아니고 김성중씨는 젊은? 한국 여성작가이시다. 빨책이 아니었더라면 전혀 존재를 몰랐을수도 있을뻔 했다. 책은 총 8편의 단편을 모은 소설집이다.


목차


국경시장 007
쿠문 037
관념 잼 063
에바와 아그네스 089
동족 115
필멸 139
나무 힘줄 피아노 167
한 방울의 죄 195



국경시장은 마치 이토 준지의 괴기스러운 만화를 보는 느낌이 들었다. 환상적이면서도 뭔가 아스트랄한 삘도 느껴지고 말이다. 작가는 이 소설집을 내면서 말하기를 소설 쓰는 일이 볼리비아 해군과 같다고 말했는데, 아시다시피 볼리비아는 사면이 육지로 둘러싸인 나라다.


작가의 말을 잠깐 살펴보자면, ˝내륙 국가인 볼리비아에는 묘하게도 해군이 있다. 패전 후 영토를 뺏기고 남미 최빈국으로 전락한 볼리비아는 자신들의 지도에서 바다가 사라진 이후에도 해군을 해체하지 않았다. 오늘날 볼리비아 해군은 해발 삼천팔백십 미터에 있는 티티카카 호수에서 배를 탄다. 2년 전 내가 티티카카에 갔을 때 바다 없는 해군들은 하얀 제복을 입고 열심히 훈련을 하고 있었다. 

문학이 전체성의 바다를 잃어버린 후에도 작가들은 호수에 배를 띄우고 훈련을 한다. 더이상 도스토옙스키나 멜빌, 마르케스처럼 인류자체를 폭로하겠다는 야심과 역사를 하나의 캐릭터처럼 간주하는 포부와, 위대함에 대해 쓰고 싶은 욕망을 숨기지 않는 작가들은 사라진 게 아닐까. 정확히 말해 그런 작가들이 탄생할 수 있는 바다의 시대는 지나가버리지 않았는가라는 의심을 나를 포함한 대부분의 독자들이 품고 있는데도 말이다. ˝


뭔가 큰 뜻을 품은것 같다. 대단한 장편소설을 준비하는거 아닐까? 소설들은 몽환적인 분위기가 분명히 느껴지지만 대단하다고 생각하기도 좀 그런 삘을 받았다. 아무튼 짧게 짧게 한 편씩 흥미롭게 책장을 넘기는 재미는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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