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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론더링 - 국제금융업의 사각지대 ㅣ 기업소설 시리즈 8
다치바나 아키라 지음, 김준균 옮김 / AK(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 2016년 4월
평점 :
품절
머니론더링은 말 그대로 돈세탁을 말한다. 2002년도 작품이니 그 당시만 하더라도 돈세탁에 대한 개념이 옅을 때였는데 이런 주제로 데뷔를 한걸로 봐서 작가의 이쪽 방면 지식은 일단 해박할걸로 추정된다.
소설은 제목에서 언급했듯이 돈세탁을 소재로 하여 벌어지는 일종의 사회파 서스펜스물이다. 몇 년전 국내에 개봉해서 화제를 불러일으켰던 화차류의 사회파 추리물과 비슷한 얼개를 가지고 있다. 어느날 주인공 앞에 나타난 미모의 여인, 그 여인은 알면 알수록 점점 더 정체를 알 수 없는 그런 비밀을 지니고 있는데, 주인공은 여주인공의 치명적인 매력에 얽혀 점점 함정에 빠져들어간다. 과연 그 아니면 그녀에게는 어떤일이 벌어질까?
소설가로 전혀 경력이 없는 작가의 데뷔작이라고 생각하기에는 필력이 상당하다. 일단 소설은 재미있다. 자금세탁과 관련된 전문 금융지식이 나오기는 하지만 소설을 읽는데 방해할만큼 몰입도를 흐트러트리지는 않는다. 하지만, 15년전 작품이니만큼 요즘 환경과 많이 다른 초고속 정보통신망에 관한 부분들은 작품 소재의 신선함을 감쇄시키는 점이 있다.
작품의 줄거리에 대해 잠깐만 언급해보자면,
홍콩에 거주하며 무허가 컨설팅 일을 하는 구도에게 어느 날 아름다운 여인 레이코가 찾아온다.
˝5억 엔을 일본에서 외국으로 송금한 뒤 손실금으로 처리하고 싶다˝라며 탈세행위를 요구하는 레이코. 자세한 사정은 모르지만, 구도는 레이코에게 법의 허점을 이용한 절묘한 방법을 알려준다. 그리고 4개월 뒤 레이코는 5억 엔이 아닌 50억 엔이라는 거액과 함께 사라졌고, 구도는 사건의 진실을 알아내기 위해 도쿄로 향한다. 레이코와 50억 엔의 거금은 과연 어디로 사라진 것일까?!
이런 내용이다. 아무래도 데뷰작이고 전문 소설가가 아닌 만큼 문학적인 완성도는 떨어지지만, 일반적인 작가가 가지고 있지 않은 금융지식을 바탕으로 소재를 밀도있게 다룬 장점이 단점을 상쇄시킨다.
예전에 유행했던 성인물의 기업만화를 텍스트로 읽는 느낌이 들었다. 일본은 소설의 분야도 상당히 디테일하게 나눠서 출판시장에 접근하는 느낌이다. 아직 우리나라에 생소한 기업소설을 표방한 시리즈지만 좀더 좋은 소재의, 예를 들어 M&A등의 기업 비지니스 관련 재미있는 소설을 많이 출간해주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