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67
찬호께이 지음, 강초아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5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장르소설 읽기를 즐긴다. 어렸을때부터 추리소설을 좋아했던게 지금까지 이어지지 않았나 싶다. 대학때는 무협지도 많이 읽어줬던 기억이 난다. 장르소설이란 범주를 마뜩치 않아하는 사람들도 제법 있던데, 통상적으로 장르소설이 뭘 말하는지 네이버에 문으했다.

 

장르 소설은 최근 본격화되고 있는 SF·무협·판타지·추리·호러·로맨스 등 이전에는 ‘대중소설’로 통칭되던 소설의 하위 장르들을 두루 포함하는 말이다. 장르 소설이란 말은 SF·무협·판타지·추리·호러·로맨스를 읽는 독자층과 적극적인 옹호자들이 증가하면서 ‘대중소설’이라는 용어에 깃든 멸시감을 피하기 위해 문학계와 출판계, 저널리즘, 옹호자들이 암묵적으로 타협하여 사용하고 있는 용어라 할 수 있다. 

 

소위 말하는 순수문학 아님 정통문학을 하시는 분들이 폄하하거나 문학으로 인정하지 않는 분야의 소설을 통칭하는것으로 보이는데, 나는 장르소설 매우 좋아한다. 아울러 고전도 작품에 따라 매우 좋아한다. 항상 진지한 소설만 읽을수도 없는 노릇이고 자신의 목적에 부합하는 소설을 재미있게 즐겼다면 그만 아니겠는가?

 

13.67은 특이하게 홍콩을 배경으로 하는 스릴러다. 작가도 홍콩에서 자라나 지금은 대만에서 작품활동을 하고 있는 찬호께이라는 중국인이다. 중국인이 쓴 스릴러는 거의 처음이 아닌가 싶다. 그전에 읽기는 한 것 같지만, 기억에 남는 작품이 별로 없으니 이 작품이 첫경험으로 자리잡을 듯 싶은데, 첫 경험이 매우 강렬했다.

 

소설은 아주 잘 썼고 매우 흥미진진하게 읽힌다. 일본의 사회파 추리소설의 분위기도 있고, 무협지에서 차용한듯한 도제형식의 성장소설 삘도 나고, 밀실트릭에 정통 느와르까지 모든 형식이 녹아있는 느낌이다.

 

보통 숫자로 나오는 제목들은 주소나 연도를 말하는데 이 소설은 1967년부터 2013년까지 벌어진 여섯 건의 범죄사건이 각 단편의 주된 이야기다. 특이하게도 가장 최근인 2013년의 사건에서 시작해 1967년의 사건까지 시간의 역순으로 전개된다.

 

서로 다른 연작들의 이야기가 나오지만 결국 처음부터 끝까지 이어지는 그런 형식의 구조를 지니고 있다. 홍콩 경부를 대표하는 형사인 권전둬와 그의 제자이자 파트너인 뤄샤오밍이 복잡하고 의문이 가는 사건들을 수사하며 벌어지는 이야기, 그 가운데 그 둘이 만나게 된 계기며 그런 소소한 관계들이 두툼한 책으로 엮어졌다.

 

소설의 주인공 둘은 향후 독자들과 자주 만날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우리나라도 어서 이런 좋은 장르작가들이 나와주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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