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어야지 읽어야지 생각만 하다가 드디어 카뮈의 이방인을 읽었다. 큰 얼개의 줄거리는 대충 알고 있었기에 작가의 묘사에 집중을 하면서 읽었는데 읽는 내내 감탄에 감탄을 거듭했다. 1942년에 출간됐으니 거의 70년이 지난 소설임에도 불구하고 무척 모던하게 느껴졌다. 1부와 2부로 나뉘어져 이야기는 진행되고 1부에 일어나는 모든 일들이 은밀한 복선을 지니고 있었다. 워낙 많이 알려진 부조리에 대한 주인공의 저항 내지 무심한듯한 죽음이 왜 이렇게 슬프게 그려지는지 뭔가 울컥함이 몰려왔다. 요즘도 그렇지만 왜 서로의 다름을 인정해주지 않고 획일적인 도덕적 잣대를 기준으로 사람들을 맞추려고 하는지.. 참 알 수 없는 사실이다. 카뮈의 생각에 따르면 인간은 모두 다 사형수로 삶의 끝에서 죽임이 기다린다는 확신이 인간을 사형수로 만든다. 사형수는 죽음과 정면으로 대면하면서 비로소 삶의 가치를 깨닫는데 죽음은 삶의 가치를 더욱 돋보이게 만드는 배경이자 거울로써, 필연적인 죽음의 운명때문에 더 치열하게 살아야 한다고 말한다. 소설의 말미에 그를 회개(?)시키려는 사제에게 격렬히 저항하는 모습에서 카뮈의 모든 생각이 집약되어 있는 느낌이다. `세계가 그렇게도 나와 닮아 마치 형제 같다는 것을 느끼면서 나는 전에도 행복했고, 지금도 행복하다는 걸 느꼈다.` 뫼르소가 사형을 기다리면서 한 말인데 결국 삶의 부조리한 부분에서 희망을 발견하고자함을 느꼈다. 카뮈의 비극적인 죽음과 이방인의 결말이 뭔가 이어진듯한 비장감을 느끼게 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