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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물의 목소리, 물음(物音) - 우리의 목소리는 그대에게 닿았을까요
이어라 지음 / 미다스북스 / 2026년 1월
평점 :
사물 인터넷의 기술로 인해 사물과 사람이 연결되고 있는 시대가 도래했다. 사물 인터넷은 정보통신기술을 기반으로 기반으로 모든 사물을 연결해 사람과 사물, 사물과 사물간에 정보를 교류하고 상호 소통하는 지능형 인프라 및 서비스 기술을 말한다.
하지만 사물과 사람이 서로 소통하는걸 의미하는건 아니다. 단지 정보의 교집합 상태에 놓여있을뿐 쌍방향의 송수신이 이뤄지는건 아니다. 하지만 실제 사물과 사람이 서로 마음을 주고 받는다면 어떠한 소통관계가 성립될까? 이 책에는 그런 질문에 대한 저자의 상상력이 가미된 답이 담겨있다.
일종의 산문시와 같은 에세이 형태로, 사물의 싯점으로 이야기가 진행되는 플롯이다. 책이나, 카메라, 창문등 우리가 일상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사물을 통해 우리의 생각속에 잠겨있던 추억의 기억들을 소환해낸다.
특히 저자의 가장 가까운 경험에 존재했던 익숙한 사물들을, 색다른 시선으로 이야기를 담아낸다. 저자는 단지 ‘추억의 물건’, ‘그때의 기억’에 기댄 단상으로 머무르지 않고, 새로운 이야기를 창조한다.
저자는 이어라 작가는 어린 시절부터, 주변의 사물들을 관찰하며 얻어진 경험을 바탕으로 글쓰기를 한 결과물을 책으로 엮어냈다. 이 책은 전작인 [5분과 5분 사이의] 후속작으로, 작가활동을 이어나가고 있다.
아울러 저자는 이제는 사용하지 않고 있는 물건인 비디오테이프나 초등학교 시절에 작성했던 일기장등을 통해 인간과 사물의 관계에 대해 새로운 시선으로 말한다. "어떤 물건은 ‘그저 그냥’ 존재하는 것이 아니며, 우리의 일상과 긴밀히 접해 있다고. 그 접합점을 통과하며, 우리는 새로운 시선과 새로운 세계를 만들 수 있다"
독자들은 누구나 사용해봤던 총 29개의 사물을 통해 자신의 추억과 기억을 상기시키며, 저자의 잔잔한 글과 함께 마음이 정화되는 순간을 만나볼 수있다.
우리에게 잊힌, 어쩌면 존재 가치가 사라진 사물들의 시간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볼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준다. 또한 인간의 일상 가까운 곳에 접해 있는 사물들의 시선을 통해 새로운 목소리를 발견해 낸다. 또한 새로운 발견을 통해 사물의 정의를 다시 해볼 수 있다.
다음 책속의 문장들을 통해 추억의 사물과 함께 소통해볼 수 있는 독서의 시간을 만나보길 기대한다,
누군가의 진심 가득한 편지의 찢긴 조각들,
조금 전까지는 온기를 품었을 문장들이,
차가워진 시계 위로 흩어진다.
나 또한 그들의 한기로, 한없이 차가워지고 있다.” -「휴지통:버려지는 것들을 위하여」중에서
“언젠가 나도, 저렇게 아무렇지 않게 굴 수 있을까.
낯선 상실과 만남을 별것 아니란 듯 넘기는 날이 과연 찾아올까.
하지만 지금은 아니다.
어딘가에서 굴러다니고 있을 내 짝이, 다음 세탁엔 꼭 돌아오기를 빌어본다.”
-「양말:인간은 어찌 그리 상실에 익숙할까요」중에서
나는 인간의 기억이고, 인간의 추억을 담고 있다.
그렇기에, 나를 어서 떠올려 주기를 바라며,
오늘도 창고 한 켠에서 기억들을 추억한다.”
-「비디오테이프:기억은 추억이 되고, 잊힌 기억은」중에서
빗소리에 맞춰 신나게 울리던 그 타자 소리가,
고요한 새벽 사색의 순간들이, 그리워졌다. - 「노트북:빛바랜 커서의 독백」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