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부와 2부에 걸쳐 도킨스는 신에서 벗어나기 위한 두가지 허들을 넘는다. 도킨스 본인에게는 2부의 ‘생명의 복잡성‘ 문제가 좀 더 높은 허들이었지만, 누군가에게는 어렸을 때뇌리에 박힌 1부의 이른바 ‘성서의 진실‘이 더 높은 허들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어느 쪽 장애물이 더 높든, 신과 성서를 직접적으로 다루는 1부보다 2부가 훨씬 더 흥미로운 무신론 변론으로 다가온다. 왜냐하면 2부는 신을 믿지 않을 이유를 넘어 신이 불필요함을 처음부터 끝까지 과학으로 증명하기 때문이다. 도킨스는 신 없이도 복잡한 생명이 탄생할 수 있다는 것을 생명의 자기조립 과정을 통해 멋지게 보여준다. 이 책을 읽기 시작할 때는 ‘신을 믿어야 하는가‘라는 물음에서 출발하겠지만, 책장을 덮을 때쯤이면 (무신론자가 되어 있지는 않더라도) 신은 어느새 잊고 과학의 마법에 빠질 준비가 되어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