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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메이징 브루클린
제임스 맥브라이드 저자, 민지현 역자 / 미래지향 / 2022년 4월
평점 :
영화 스파이더맨은 뉴욕을 배경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스파이더맨의 시리즈중 어메이징이라는 단어를 사용하는 작품도 있는데, 이 소설은 스파이더맨까지는 아닐지라도 뉴욕 브루클린에 있는 가상의 아파트가 주된 배경이 된다. 원제는 [Deacon king kong]으로 소설의 주인공격에 해당되는 스포츠코트라는 노인이 즐겨마시는 밀주와 교회집사의 복합어쯤 되는 조어다.
이 소설은 [컬러 오브 워터]와 [굿 로드 버드]로 미국 문학계에서 지명도를 쌓고 있는 제임스 맥브라이드 작가의 신작이다. 저자는 작가이자재즈 뮤지션으로 1957년 아프리카계 미국인 아버지와 폴란드 출신 유대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브루클린의 빈민가 레드훅 지역과 퀸스의 세인트 올번스에서 열두 명의 형제들과 어린 시절을 보낸 경험을 이 작품에 녹여냈다.
저자 자신이 어린 시절을 보낸 곳이기도 한 뉴욕 브루클린에 있는 커즈하우스라는 유색인 빈민들이 주로 살고 있는 아파트를 중심으로 살짝 미스테리한 구조에 코믹한 요소를 가미해 휴머니즘으로 얼버무린 작품이다. 소개글을 통해 작품의 줄거리를 간단하게 살펴보자면,
"이 책의 원제목이기도 한 킹콩 집사라는 별명을 가진 스포츠코트는 술에 취해 백주대낮 광장 한복판에서 젊은 마약왕에게 총을 쏘게 되고 동네는 발칵 뒤집힌다. 그러나 스포츠코트는 우연히도 그를 찾는 경찰과 그를 해치려는 폭력배들을 유쾌한 방식으로 따돌리게 된다.
첫 장면이 총격 사건으로 시작하기는 하지만 소설의 전반적인 전개는 유쾌하고 훈훈하기까지 하다. 총격 사건의 목격자가 열여섯 명이나 되는데도 어떤 누구 하나 스포츠코트를 벌하려 하거나 신고하지 않는다. 그들은 비록 피를 나눈 가족이나 형제는 아니지만, 빈민 단지에서 서로의 애환을 보듬어 안으며 사회의 차별과 맞서 살아가는 또 다른 의미의 가족이나 다름없다.
그와 동시에 그들 모두 나름의 구구절절한 사연을 간직하고 있으며 어쩌면 모두가 이 소설의 주인공들이기도 하다. 한 사람의 지극히 사적인 일도 어느 순간 단지 내 다른 사람의 삶에 깊숙이 닿아 있게 마련이어서 이곳에선 서로의 단절이나 고립은 찾아볼 수 없다. 그들은 각자의 방식으로 사건의 진실과 시비를 두고 논쟁을 벌이기도 하지만 결국은 사건의 진실을 알아내는 것이 무의미함을 깨닫게 된다."
오스트리아에서 발견된 유명한 조각인 [빌렌도르프의 비너스]를 매개물로 작가의 상상력을 가미해 500페이지에 달하는 두께지만 어떻게 무거울 수 있는 이야기를 유쾌하게 풀어낸다. 인종차별, 사회적인 차별 그리고 어둠의 세계에서 벌어지는 일을 가미해 마지막까지 휴머니즘을 잃지 않고 인간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작가의 따뜻한 시선이 가미된 결말도 나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