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미스테리아 39호
미스테리아 편집부 지음 / 엘릭시르 / 2022년 1월
평점 :
미스테리아 39호의 메인 테마는 건축물이다. 1920년대 모던 도쿄의 건축물부터 1980년대 한국의 비좁은 다세대주택/다가구주택까지 다양한 건물이 등장한다. 아울러 애거사 크리스티가 거대한 인형의 집처럼 다뤘던 시골 대저택의 도면들, 영화나 드라마에서 볼 수 있었던 공간까지 장르소설과 건축물이 어떻게 연결될 수 있는지 살펴본다.
두 번째 특집으로는 2021년 한 해 동안 온라인 서점에서 가장 많이 판매된 미스터리/스릴러 소설의 리스트를 올렸다. 어떤 작가가 변함없는 사랑을 받았는지, 또 어떤 새로운 이름들이 베스트셀러 작가로 호명되었는지, 한국의 미스터리 소설의 최신 동향까지 살펴볼 수 있다. 몇 권의 책들은 이미 장바구니에 담궈놓은 상황이다.
이번 호에는 정성일 평론가의 영화비평글이 올라왔다. 마침 CGV에서 감상했던 독특한 아이슬란드 출신의 발디마르 요한손의 영화 <램>이었는데 글을 읽고 난해한 작품을 읽는데 도움이 됐다.
이외의 코너들을 살펴보자면,
"정은지 작가는 유즈키 아사코의 [버터]에서 버터로 대표되는 관능과 욕망의 음식, 올리브유로 대표되는 건강과 금욕의 음식을 살피며 오늘날의 지방 독해가 빠질 수 있는 함정을 이야기한다.(CULINARY) 유성호 법의학자는 호텔 욕조에서 숨진 어린이의 부검 결과가 전문가들 사이에서 엇갈린 의견을 끌어냈던 사건을 회상하며 감정 업무의 어려움을 토로한다.(NONFICTION)
이은의 변호사는 넷플릭스 드라마 [고요의 바다] 속 복제인간의 폭력을 둘러싸고 제기될 수 있는 법적 문제를 해설한다.(OBJECTION) 곽재식 작가는 조선 시대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도둑 일지매와, 1960년 부산의 한 은행을 유유히 털었던 도둑 해당화의 공통점을 꼽아본다.(PULP) 주목할 만한 미스터리 신간 서평 코너에선 루이즈 페니의 [빛이 드는 법], 아시자와 요의 [나의 신], 아사쿠라 아키나리의 [여섯 명의 거짓말쟁이 대학생], 디파 아나파라의 [보라선 열차와 사라진 아이들], 요 네스뵈의 [킹덤], 김영미의 [환혼전]등을 다뤘다."
이번 호에도 세 편의 단편소설이 수록됐다. 개인적으로는 전건우 작가의 소설이 가장 재미있었다.
"전건우의 [군대, 보초, 괴담]은 전역을 몇 시간 앞둔 병장과 예민한 이등병이 새벽 근무를 서던 중 맞닥뜨린 불길한 사건을 그린다. 익숙한 군대 괴담처럼 출발하다가 합리적인 추론을 압도하는 광기의 충격적인 결말로 이어진다. 미스터리 소설 속 건축물을 다루는 특집에 발맞춰 소개하는 해외 단편은 로런스 블록의 버니 로덴바 시리즈에 속하는 작품 [엘비스 집에 들어간 도둑]과 [한밤의 도둑처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