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책] 삐삐언니는 조울의 사막을 건넜어 - 아파도 힘껏 살아가는 너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
이주현 지음 / 한겨레출판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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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보샘 샘통북통 패키지로 읽어준 전자책이다. 저자는 현재 한겨레신문에 근무하는 기자로, 20대 시절에 찾아온 조울과 우울증의 반복적인 파고를 겪었던 고통을 담담하게 한 편의 수기처럼 책을 펴냈다. 아직 우울증이나 조울증에 관한 경험이 없는지라 텍스트를 통해서만 접해봤지만, 주변에 경증으로 우울한 사람들만 보더라도 그 고통이 상당할것이라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책을 읽다보니 조증과 울증을 교대로 겪어가며 상당히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낸 저자의 심정을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책의 제목을 다소 내용과 맞지 않게 정한 느낌이 난다. 저자가 80년대 큰 히트를 기록했던 [말괄량이 삐삐]의 캐릭터를 좋아했고, 뭔가 씩씩하게 이겨냈음을 강조한것 같지만 책의 내용들이 다소 희석되는것 같았다. 좀더 조울증을 강조했더라면 어땠을까 생각해본다.


저자는 강원도 원주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서울대학교 사회학과에서 공부했다. 같은 대학교 환경대학원 환경조경학과를 졸업한 뒤, 24년째 한겨레신문사에서 기자로 일하고 있다고 한다. 학창시절 모범생으로 학업에 충실했고, 대한민국 최고의 학교를 다녔을만큼 성실하게 살아왔지만 조울병을 앓으며 상당히 힘든 시간을 보냈고, 이를 바탕으로 일종의 수기처럼 책까지 썼다.


책에 의하면 조울병은 다음과 같다고 한다.


“조울병은 사막에 가깝다. 모든 것을 태워버릴 듯 지글거리는 사막의 태양. 밤이면 영하로 내려가는 극단적 추위. 별자리 읽는 법을 익히지 못한 채 사막을 헤매는 것은 고립과 죽음을 의미한다. 정신질환으로 세상과 소통할 방도를 잃어버린 이들은 외로운 사막에 놓여 있는 것과 마찬가지다.”


사막 한 가운데서 길을 잃고 헤매는것은 그야말로 죽음을 목전에 둔 고통과 비슷한 느낌인걸로 생각된다. 이 책은 2013년에 써둔 초벌 원고를 꺼내 다시 재집필을 거쳐, 평생 함께할 가능성이 큰 이 병을 좀 더 의연하게 맞을 수 있었던 치료 및 치유과정을 나누고 싶어서 출판하게 됐다고 말한다.  


현재까지도 꾸준하게 약을 복용하고, 정신과 전문의와 주기적으로 상담하며 병을 이겨내고 있다. 일종의 만성질환과 가까운 병으로 생각되다. “조울병은 끊임없이 챙기고 돌봐야 하는 만성질환이다. 이 책을 쓰면서 사막에서 경험한 공포와 적막, 불안과 고통을 복기하면서 세상 사람들에게 털어놓아도 부끄럽지 않다는 걸 알게 됐다. 조울병은 비밀이 아니다.” _6쪽(‘프롤로그’ 중에서)


2001년 첫 조울병 발병부터 2006년 재발까지, 그리고 몇 번의 작은 조울의 파고를 넘기고 휴전 상태를 유지하기까지 20여 년 동안의 치열한 과정을 텍스트로 만나볼 수 있는 책이다. 주변에 조울증을 앓고 있는 사람이 있는 가족이나 환자들이 한번쯤 읽어보면 좋을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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