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축제자랑 - 이상한데 진심인 K-축제 탐험기
김혼비.박태하 지음 / 민음사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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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제목에 이끌려 살펴보니 김혼비 작가와 그의 남편인 박태하 작가가 공동으로 저술한 일종의 기행문이다. 김혼비 작가는 아무튼 시리즈에서 술에 관한 에세이를 읽고 재미있게 글을 잘 쓴다고 생각했다. 이 책은 아무튼 시리즈보다 좀더 재미있게 읽었고, 살짝 말장난이 들어갔지만 공동작가와의 호흡도 좋아 시종일관 웃음을 자아내는 에세이였다.

격월간 문학잡지 [릿터]에 같은 제목으로 연재되는 동안 폭넓은 지지와 열독이 이미 있었던바, 이후 꼭지를 추가하고 내용을 보강하여 나온 단행본으로 민음사에서 출간됐다. 이 책은 부부가 직접 지역 축제에 참여한 경험을 바탕으로 일종의 K스러움에 대한 이야기를 지면에 풀어나간다.


일단 목차를 통해 어떤 축제들이 다뤄지고 있는지 살펴보자면,


축제의 힘을 믿든 말든 -의좋은형제축제 13
학구 많은 축제 중에서 -영암왕인문화축제 33
어쩔 수 없이 그럴싸하게 -영산포홍어축제 51
의령의 진짜 유령은 -의병제전 71
이런 나를 좀 보라고 -밀양아리랑대축제 91
에헤라 품바가 잘도 논다 -음성품바축제 113
어느 천년에 그거 다 했어 -강릉단오제 137
갈라져야 쓰것네 -젓가락페스티벌 161
이건 먹고 들어가는 콘셉트 -완주와일드푸드축제 185
이제 그만 거꾸로 거슬러 올라야 할 -양양연어축제 209
제철은 아니지만 제 길을 찾아 -벌교꼬막축제 235
작지만 맞춤한 것들을 만나기 위해 -지리산산청곶감축제 261


지역축제에 별로 가보지는 못했지만, 책에 등장하는 축제들은 전혀 들어보지 못했다. 산천어축제라던지, 군항제등등은 알고 있었지만 의좋은형제, 의병축제는 정말 이런 축제도 하나 싶을 정도로 유니크한 행사들이었다. 저자들도 자신들이 가보고 싶거나 궁금한 축제를 위주로 계획을 짜고 다녀왔던지라 못가본 오지를 대리탐험하는 느낌으로 읽어줬다.

책에 등장하는 축제는 모두 열두 곳이다. 수도권과 지방광역시, 제주도를 제외한 지방의 축제를 위주로 선정했다. 선별된 축제들은 부부가 가졌던 사소한 의문에서부터 시작된다. 그건 한국 사람들은 왜 이럴까, 한국이라는 공간은 왜 이럴까. KOREA, 즉 대명사 K로 상징되는 한국의 특징적인 그 무엇에 대한 호기심과 의아함이 저자들을 지역 축제의 세계로 이끈다.


축제에 대한 참가 느낌을 위주로 글을 썼지만, 해당 축제를 통해 지역을 사랑하고 축제를 즐기는 주민들, 사소한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 자신만의 빛을 발하는 사람들도 다루고 있다. 아울러 축제에는 위축된 지역에 활기를 불어넣고자 하는 분투가 있고, 어딘가 너무나 한국적인, 그래서 이쯤이면 고쳐야 할 관습도 볼 수 있다.


각 지역의 문화와 역사, 공간의 특성이 곧 축제의 주제가 되고는 하지만 결국 그 축제를 채우는 건 사람으로 책에 등장하는 다양한 사연과 인물들이 웃음과 공감을 자아내게 만든다. 아무튼 재미있는 축제 소개 겸 기행문으로, 강릉단오제나 완주와일드푸드축제는 일정을 참고해 한 번 다녀올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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