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명훈 작가의 신작 SF소설이다. 데뷔작인 연작소설집 [타워]로 이름을 알린 후, 꾸준하게 작품을 내고 있지만 그의 작품은 두번째로 만났다. 한국소설 불후의 걸작인 조세희 작가의 [난장이가 쏘아 올린 작은 공]이 연상되는 배명훈 작가의 [타워]는 인상적으로 읽었던 기억이 아직도 남아있다. 이번 작품은 전작과는 달리 다소 신비스러운 분위기의 SF소설이다.
분량이 비교적 가벼운편으로 CJ 경장편 시리즈의 첫 번째 작품으로 출간됐다. 아울러 'UNTOLD ORIGINALS(언톨드 오리지널스)'프로젝트의 첫 번째 시리즈로 출간됐다. 프로젝트의 취지는 당신이 아직 발견하지 못한, CJ ENM이 가진 무궁무진한 이야기라는 뜻을 담아 지난해 발표한 CJ ENM 엔터테인먼트부문의 브랜드 슬로건 언톨드 오리지널스를 보여줄 수 있는 IP 발굴 프로젝트의 일환이라고 한다.
이 번 작품은 배명훈 작가의 일곱 번째 작품으로 독특한 분위기의 통통 튀는 상상력을 보여준다. 화성 인근에 자리잡은 인공시설물 사비로 간 주인공 이초록이 스나이퍼 한먼지를 만나는 과정을 재기발랄한 필체로 그려낸다.
작품의 배경으로 등장하는 화성 인근의 스페이스 콜로니 사비는 별 볼 일 없는 우주 도시다. 화성 침공이 계획되던 시절 병력을 주둔시킬 목적으로 만들어졌으나, 침공계획 자체가 없어지며 다양한 세력들이 무주공산의 사비에서 주도권 경쟁을 벌인다. 혼돈의 사비에 유력한 지도자가 등장하는 싯점에 대를 이은 킬러가 출현한다는 이야기가 소설의 주된 골자다.
소설은 영화 [업사이드 다운]이 연상되는 위아래가 거꾸로 상반된 독특한 구조를 바탕으로 이야기가 펼쳐진다. 상하 대칭의 반대편에서 킬러가 목표물을 저격한다는 상상력의 무대에 누아르적인 분위기가 특별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타워]와는 또 다른 SF 감성을 느낄 수 있는 작품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