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전자책] 사랑할까, 먹을까 - 어느 잡식가족의 돼지 관찰기
황윤 지음, 유보라 낭독 / 휴(休) / 2020년 8월
평점 :
얼마 전 다큐멘터리 [잡식가족의 딜레마]라는 영화를 감상했다. 다큐 감독이 돼지라는 동물을 소재로 영화를 만들며 비건이 되어 가는 과정을 그린 작품인데, 자신의 가족을 통해 육식이라는 소재를 비교적 간결하고 담담하게 담아냈다. 사실 채식에 대한 관심이 많기에 더욱 재미있게 볼 수 있었는데, 마침 윌라에서 연출을 맡은 황윤 감독의 책을 발견하고 바로 들어줬다.
감독 자신이 어린 아들과 함께 한 번도 보지 못했던 돼지를 이른바 복지농장에서 키우는 모습과 대비해 잘 알려져 있지 않던 공장식 축산의 현실을 대비해 육식에 대한 문제점을 자연스럽게 도출해낸다. 이 책은 영화 [잡식가족의 딜레마]의 생생한 제작 과정은 물론 제작 이후의 이야기까지 담은 책이다.
나아가 살충제 달걀, 햄버거병, 조류독감, 구제역, 광우병, 미세먼지, 이상 기온 시대에, 무엇을 먹어야 사람과 동물, 지구 모두를 살릴 수 있을까에 대한 다양한 주제와 함께, 동물을 먹는다는 것을 건강, 환경, 윤리, 심리, 페미니즘 등 다양한 관점으로 돌아본다.
고기가 고기가 되기 전 생명이었을 때의 모습, 공장식 축산의 참혹하고도 비위생적인 현실을 보여줌으로써 우리가 먹는 고기가 어디에서 온 것인지, 그리고 무엇을 먹을 것인지에 대한 화두를 던진다. 축산에 대한 일종의 르포르타주 [고기로 태어나서]에서 읽었던 현장을 영화의 화면과 저자의 목격담을 통해 읽어주니 더욱 공장식 축산에 대한 문제를 논의해봐야될때가 아닌가 생각된다.
결국 코로나도 어떻게 보면 야생동물과 가축의 만남 그리고 나아가 조류독감, 돼지독감 등의 바이러스 질환, 폭염과 한파를 오가는 이상 기후 현상과 공장식 축산의 관계에 대해 깊은 고민을 하지 않는다면, 인류에게 커다란 위기가 닥칠 수도 있다.
저자는 독자들에게 무엇을 먹을 것인가에 대한 화두를 던짐과 동시에 시스템에 의해 강요된 선택지 이외에 다양한 선택지가 있음을 구체적으로 제시한다. 더불어 과도한 육식이 가져온 모든 문제들을 궁극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가장 적극적인 대안, 채식에 대해서도 밀도 깊게 다룬다. 영화를 보지 않으셨다면, 먼저 보시고 읽어보실것을 추천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