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153회 나오키상 수상작
히가시야마 아키라 지음, 민경욱 옮김 / 해피북스투유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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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을 대표하는 문학상인 나오키상 153회 수상작이다. 1935년 첫 수상자를 배출하고, 상반기와 하반기에 나눠 매해 두 명 아니면 공동, 혹은 수상자가 없을때도 있다고 한다. 이 작품은 2015년 상반기에 심사위원 만장일치로 선정될만큼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아울러 이 미스터리가 대단하다와 일본서점대상까지 굵직한 상을 휩쓸기도 했다.


히가시노 게이고는 이 작품에 대해 자신이 심사를 맡은 이래 단연 최고의 작품이라는 극찬을 남겼다. 다른 심사위원들도 몇십 년 만에 한 번 나올 만한 위대한 소설이라며 한국에 소개되기전부터 큰 기대감을 안겨준 작품인데 이제야 번역출간됐다. 작가 히가시야마 아키라는 1968년 대만 태생. 다섯 살까지 타이베이에서 지낸 후 아홉 살 때 일본으로 왔다. 그때부터 후쿠오카 현에 거주하고 있다.


따라서 소설의 주된 배경은 대만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펼쳐진다. 대만작가가 썼다고 해도 이상하지 않을만큼 전반적인 정서에서 중국작가의 분위기가 물씬 풍겨난다. 저자는 2002년 [터드 온 더 런]이라는 작품을 통해 데뷔하고, 2015년 [류]로 문단에 찬사를 받으며 현대 일본작가의 신성으로 떠오르고 있다. 그만큼 그의 작가적 역량이 녹아들어간 소설이라고 볼 수 있다.


1970~80년대를 아직 계엄령하의 엄혹한 대만사회의 시대를 배경으로, 할아버지 예준린의 죽음을 목격한 예치우성이 살인범을 추적하는 과정을 그린 미스터리겸 역사소설이다. 적당한 반전으로 장르소설의 범주로 볼 수 있으나, 사실 이 작품은 시대적·역사적 배경과 삼대에 걸친 세대의 이야기는 대하소설의 향기까지 느껴진다.


소개글을 통해 작품의 전반적인 플롯을 살펴보자면,


"[류]의 주인공 예치우성은 보통의 소년이 겪는 보통의 성장통을 겪으면서도, 할아버지를 죽인 범인의 단서가 삐죽 머리를 내밀 때마다 급류에 휘말리듯 사건의 중심으로 빨려들어 간다. 마치 현실세계에 사는 평범한 남자가 사차원 또는 이세계로 넘어가 믿을 수 없는 사건에 휘말리듯, 예치우성은 현재와 과거를 넘나들며 할아버지가 세운 모래언덕을 조금씩 조금씩 오른다.

할아버지가 만든 세계는 조금씩 그 실체를 드러낼 때마다 파국으로 치닫는다. 하지만 예치우성을 중심으로 한 가족들은 적당히 이해하고, 적당히 부정하며 그가 만든 세계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려 노력한다. 이 노력은 개인이 아닌, 전체 또는 국가가 자행한 일방의 역사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속한 자들의 숙명일 것이다.(소개글 발췌)"


군사독재정권하에 자유가 짓밟히던 한국사회의 분위기와 비슷한 대만 사회를 배경으로 중일전쟁과 6.25에 비견할 수 있는 국공내전이라는 동족상잔의 비극, 현대 대만의 조직폭력단의 비열함, 나아가 군대문화가 강요되는 독재사회까지 많은 공감을 느끼며 읽을 수 있었다. 아울러 사랑과 실연까지 매우 다양한 장르가 녹아들어간 재미있는 소설이다. 저자의 압도적인 서사력을 느끼고 싶다면 일독을 권해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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