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운의 숏컷 - 개정 증보판
김지운 지음 / 마음산책 / 2008년 8월
평점 :
품절


 

신작 [거미집]으로 함께 오랜만에 관객을 찾는 김지운 감독의 책이다. 오래전에 구입했던 책인데 신작의 소식을 듣고 생각이 나서 책을 꺼내들었다. 박찬욱, 봉준호와 함께 일종의 트로이카 체제를 구축하며 한국을 대표하는 감독으로 활동하던 김지운 감독은 [인랑]의 실패 이후 다소 주춤한 모습이다. 세 분의 감독을 비교할 필요는 없지만, 김지운 감독이 좋은 영화로 관객들을 다시 찾았으면 하는 맘이다.

이 책은 김지운 감독의 첫번째 산문집으로, 그의 초기작품인 [조용한 가족], [장화 홍련], [달콤한 인생]에 관한 그의 글을 통해 감춰진 진면목을 만날 수 있다. 책에 담긴 에세이, DVD 일기, 제작기, 배우론, 인터뷰 등의 글은 스크린 안과 밖을 넘나들며 조용한 감독 김지운의 의외로 유머스러움과 재미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김지운 감독은 10년간의 백수 시절을 거쳐 시나리오전 공모에 참가하고 [조용한 가족]이 당선되며 영화감독의 길을 걷게 된다. 서두부터 그런 지난한 과정을 시크하고 재미있게 풀어낸다. 어떻게 보면 룸펜시절이 그에게는 영화감독이 된 정신적 자양분이라고 고백한다.

코미디부터 호러, 누아르, SF, 웨스턴까지 여러가지 장르에서 그만의 색을 보여주는 김지운 감독 초기의 모습을 만날 수 있다. 개인적으로 김지운 감독의 작품중 [악마를 보았다]를 가장 좋아하고 재미있게 감상했다. 그 어떤 호러영화보다 더 끔찍함을 느꼈는데, 잔인한 장면보다 최민식의 광기어린 연기와 건조한 연출이 영화를 돋보이게 만들어줬다.


[밀정]의 흥행성공에 이어 흐름을 타지 못하고 [인랑]에서 다소 아쉬운 모습을 보여준 김지운 감독의 신작이 기대된다. 책도 재미있게 읽었고 오랜만에 그의 걸작인 [악마를 보았다]를 다시 한 번 감상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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