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남자 - 제138회 나오키 상 수상작
사쿠라바 가즈키 지음, 김난주 옮김 / 재인 / 200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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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전 저자인 사쿠라바 가즈키의 대표작인 [아카쿠치바의 전설]을 인상적으로 읽고 구입했던 책이다. [아카쿠치바 전설]은 국내작가인 천명관의 [고래]가 연상될만큼 서사력이 대단했던 소설인데 이 작품도 상당히 파격적인 소재를 다루고 있다. 부녀간의 근친상간을 상당히 섬세하고 세련되게 다뤘다.


저자는 나오키상 수상소감으로 다음과 같은 말을 남겼다. "이 소설의 냄새와 색채를 재현하기 위해 나는 어두운 소설 세계에 푹 빠져야만 했다. 글을 쓸 때는 며칠이고 밥을 먹을 수가 없었다." 현재 시점에서 시작해 점차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며 두 남녀의 흔적을 따라가는데, 사쿠라바 가즈키는 영화 박하사탕에서 힌트를 얻어 이런 형식을 취하게 되었다고 밝혔다.


소설은 어느 연인의 결혼식 전날. 남자와 여자, 그리고 여자의 아버지가 함께 식사를 하고 있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그런데 여자와 아버지 사이에 이상한 기류가 흐른다. 소설은 이 기묘한 부녀관계가 어떻게 형성되었는지 그 흔적을 따라 간다. 줄거리를 간단하게 살펴보자면,


소설 속 내 남자의 이름은 구사리노 준고. 주인공 다케나카 하나의 양아버지다. 15년 전 홋카이도 남서해에 일어난 해일로 가족을 잃은 초등학교 4학년의 어린 하나를 먼 친척인 그가 양녀로 삼았다. 둘의 나이 차는 불과 열여섯. 하나는 준고에게서 처음으로 가족의 냄새를 맡게 되고, 준고 또한 하나에게서 어머니 같은 사랑을 느낀다.


둘은 스스로를 세상으로부터 완전히 고립시킨 채 행복을 느낀다. 이후 절대적으로 서로에 의존하게 된 외로운 두 영혼은 절망적으로 뒤엉키고 어두운 나락으로 한없이 추락한다. 광기로 가득한 사랑은 이미 선과 악의 경계를 넘어서고, 이를 눈치 챈 동네 노인을 죽음으로 내몰고 만다. 


소설을 읽는 내내 관능적이고 불길하며 퇴폐적인 느낌을 받았다. 이 소설을 불편해하는 독자들도 상당히 많을것 같다는 생각이다. 마지막 장을 덮고나서 혹시 영화로 만들어졌는지 궁금해서 찾아보니 역시 작품이 있더라는....아사노 타다노부 주연으로 만들어진 영화던데 조만간 찾아서 원작을 얼마나 잘 살렸는지 비교해야겠다. 아무튼 상당히 파격적인 소설이라 기억에 남을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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