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하루의 일생 (西鶴一代女, The Life Of Oharu)
프리미어 엔터테인먼트 / 200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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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월 30일 일요일 DVD 평점 4점



미조구치 겐지 감독의 1952년도 작품이다.  일본의 거장 감독인 구로자와 아키라, 그리고 그에 견줄만한 오즈 야스지로가 있다면 동시대에 활동한 감독중 미조구치 겐지 감독의 공력도 만만치 않다. 그의 작품중 하나인 [우게츠 이야기]를 먼저 감상하고, 이어 또 하나의 걸작에 해당하는 [오하루의 일생]을 돌려봤다. 가부장적인 남성 위주의 일본 봉건사회에서 여성의 비극적인 일생을 그린 영화로 [혐오스러운 마츠코의 일생]의 원조격에 해당하는 작품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기구한 여인의 운명을 스크린에 잘 담아냈다.


먼저 미조구치 겐지 감독에 대해 좀더 알아보자면,


"1896년에 태어나 고베에서 그림을 배우고 고베소식신문사[]에서 광고 디자인을 했다. 1919년 도쿄로 돌아온 그는 닛카쓰 영화사[]의 배우가 되었다가 영화를 연출했다.

그의 영화 [거리의 스케치](1925), [종이 인형이 속삭이는 봄](1926), [도쿄행진곡 ()](1929), [도회교향악 ()](1929) 등은 대부분 흥행에 성공했다. 그는 1930년대 중반부터 독창적인 영화들을 찍기 시작했다. [기원의 자매()](1936), [나니와 엘레지()](1936) 등은 현대 일본 사회에서 거부되는 전통적 가치에 대해서 다루었다.

1939년 [마지막 국화이야기()]를 시작으로 메이지 시대를 배경으로 한 연작 시대극을 만들기 시작했다. 그는 제2차 세계대전 중에는 전쟁과 관련된 이야기를 되도록 피하려고 했으며, 전후 일본 근대 사회의 문제를 다룬 영화를 주로 찍었다. 그는 남성의 사회 속에서 꿋꿋하게 살아가는 여성이나 남성 때문에 고생하며 살아가는 여성들을 주로 다루었다.


그가 높은 평가를 받는 이유는 무엇보다도 그의 탐미주의적 작품 경향 때문이다. 그는 작품에서 1~2분 이상의 쇼트가 편집 없이 진행되는 촬영기법인 롱테이크 기법을 많이 사용하였다. 미조구치의 촬영기법은 1940년대 오손 웰스, 루키노 비스콘티, 막스 오퓔스 등보다 이전에 독자적인 경지를 확보하였다.

[오하루의 일생](1952)은 일본판 [여자의 일생]으로 기생 오하루의 일생을 관조적으로 그려냈다. 이 영화는 1950년대 말 누벨바그 감독들에게 영향을 끼쳤으며, 베니스영화제 국제상을 수상하였다. 미조구치의 대표적 시대극 [우게쓰이야기()](1953)는 특유의 탐미적 리얼리즘을 통해 베니스영화제의 은사자상을 수상하는 기록을 세웠다. 누벨바그 앙드레 바쟁은 미조구치의 원 신 원 쇼트의 카메라기법을 진정한 리얼리즘의 모범이라고 극찬하였다.

후기 작으로 갈수록 비극적인 취향이 두드러지는데 [산쇼 다유()](1954)의 마지막 장면은 유명하다. 여주인공은 남동생을 살리기 위해 호수에 빠져 자살하는데 자살장면은 보이지 않고 호수에 퍼지는 동심원만으로 자살을 암시했다. 그는 호수 주변의 황폐하고 몽환적인 풍경을 통해 슬픔과 아름다움, 숭고함의 감정을 탐미적으로 추구했다. 이 작품 역시 베니스영화제 은사자상을 수상하였다."


영화의 줄거리를 간단하게 살펴보자면,

"짙은 화장을 한 창부 몇 명이 우두커니 서서 손님을 부르고 있다. 그 중의 한 명인 오하루(다나카 기누요)는 문득 스러진 절에 들어가 오백나한상을 바라보며 과거에 관계를 가졌던 남자들의 얼굴을 차례로 생각한다. 오하루는 젊었을 때 대궐에서 일을 하는 시녀였다.

오하루에게 마음을 두었던 젊은 벼슬자 가츠노스케(미후네 토시로)에게 속아 여관에 끌려들어 가서는 체포되어 카츠노스케는 사죄하고 오하루는 부모와 함께 장안 밖으로 추방되어 버린다. 떠돌이에서 에도의 마츠다이라가의 첩이 되어 아이까지 낳지만 여자들끼리의 질투 때문에 쫓겨난다.

시마바라의 유곽에 팔려 유녀가 되었다 성실한 상인 야키치(우노 쥬키치) 의 부인이 된 것도 잠깐, 야키치는 강도에게 죽고 만다. 스님이 되고자 절에 들어가지만 남자의 욕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다양한 변화 속에서 결국은 밤(夜)장사를 하는데 까지 이르고 만다. 오하루는 생애를 조용히 회상한 뒤, 어디라 할 것도 없는 어둠의 저 편으로 사라져 간다.(네이버 발췌)"


영화는 17세기말 일본 에도막부 시절의 봉건사회를 배경으로 다뤄진다. 당시 일본은 신분제도가 엄격한 사회로 하층 여성은 남성의 종속물로서 같은 신분이 아니면 사랑도 할 수 없고 신분이 상승된 자기 아들도 만날 수 없다. 하층 여성을 남성들의 성적 노리개로 생각하는 상황을 사실 그대로 그린 영화이다.

 

감독인 미조구치 겐지 자신이 실제로 기생인 누나의 손에서 자라나 여성에 대한 인식과 관심이 남다른 관점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억압당하는 여성을 통해 사회의 모순 구조를 반영하고, 반면에 여성 특유의 끈질긴 생명력도 함께 보여준다. 여주인공의 연기도 매우 상당히 인상적이었으며, 미후네 도시로의 이름이 올라있어 유심히 살펴봤는데 정말 잠깐 등장하고 홀연히 사라진다. 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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