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0년 역사를 통해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이름으로 자리잡은 것은 조선, 한,
고려 이 셋이다. 조선이 가장 먼저 나오고 뒤이어 한, 고려가 나왔는데 공교롭게도 오늘날에 모두 쓰이고 있다. 남과 북이 각각 한과 조선을 국호로 삼았고 나라 밖에선 남과 북을 통칭해 ‘코리아(Korea)‘라고 부른다. 코리아는 곧 고려로, 우리가 세계에 알려진 것이 고려 때임을 알게 해준다.
자신의 존재를 세계에 알린 나라답게 고려는 확실히 외부에 열린 나라였다.
중국을 비롯해 거란, 여진, 몽골, 일본 등 주변 나라들은 물론 멀리 아라비아와도 적극적으로 교류했고, 적지 않은 이들 나라 사람들이 고려에 귀부해 정착했다. 고려는귀부해 오는 이민자들을 거리낌 없이 받아들였고 이를 통해 자신의 문화를 더욱 풍부하게 했다.

이 책은 바로 고려에 대한 소개서로, 만화로 보는 고려시대사, 고려 정치사이다. 조선 초에 편찬된 《고려사》, 《고려사절요. 에 철저히 기반했기에 이 두 책의 요약서라고도 할 수 있다. 500년 가까운 세월을 다섯 권에 담다 보니 사건과 인물 들에대한 소개가 생략되거나 간략해 보이는 감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고려사가 대중적으로 잘 알려져 있지 않은 편이라 지나치게 자세한 소개는 오히려 접근을 어렵게 할 수도 있겠단 판단에서 이 정도의 분량을 택했다. 부디 이 책이 고려사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이해를 넓히는 네 작은 보탬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을 마무리하고 나서 거의 9년 만에 《박시백의 고려사》 첫권을 내놓는다. 그사이 조선의 망국 이후인 일제강점기 역사를 공부하고 작업하느라 시간을 보내고 나서 다시 중세시대로 돌아오니 익숙함과 어색함이 교차하는 기분이었다.
1권은 후삼국의 분열과 통일, 그리고 신라 때보다 진일보한 체제의 고려를 세워나가는 건국 초를 다뤘다. 드라마로도 만들어졌지만 후삼국이 분립해 쟁패를 다투다 왕건에 의해 통일되는 과정은 우리 역사에서 손꼽을 만큼 극적인 시대다. 대표적 영웅들인 궁예와 견훤과 왕건의 리더십은 되새거볼 만하다. 특히 왕건의 행보에는 왜 그가 최후의 승자가 되었는지 알게 해주는 특별함이 있다.
작업하면서 가장 힘든 점은 자료의 부실이었다. 특히 후삼국을 통일한 이후의 기록이 너무도 소략하다. 가령 광종 대는 과거제와 노비안검법을 실시해 호족 세력을 억눌렀던 시대로, 학교에서도 상당한 비중을 두어 가르친다. 하지만 이에 대한 구체적 기록이 너무 적고 후기의 폭압정치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이며 혜종이나 경종 대에 대해서도 그렇다.
다만 성종 대에 이르면 기록이 다소 풍성해진다. 성종 이후 또한 그러하기에 2권을작업하는 환경은 좀 더 낫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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