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산은 끝없이 계속될 것 같은 귀양 생활과 척박한 환경에서 어쩔 수없이 마음이 흔들렸을 것이다. 그리고 그때마다 자신에게 질문을 던졌을것이다. 자신이 겪고 있는 고난과 알 수 없는 미래로 흔들리는 그에게 해답을 준 것이 바로 《논어》의 지혜였다. 그 어떤 어려움이 닥쳐도 천명임을알고, 사람의 도리를 다하며 잠잠히 때를 기다리면 반드시 이겨낼 기회가온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 책에는 내 생각보다는 다산의 해석과 관점을 주로 담으려고했다. 다산이 평생을 두고 지켜왔던 공부의 원칙, 폭넓게 공부하고(박학博學), 자세히 묻고(심문審問), 깊이 생각하고(신사愼恩), 밝게 변별하고(명년明辭),
독실하게 행함 (독행行)이 모두 담겨 있기 때문이다. 다산의 통찰을 읽으며 함께 깨닫고 느낄 수 있었다는 것은 다산을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큰 기쁨이었다. ‘다산의 마지막‘ 시리즈를 마지면서 이 기쁨을 도자 여러분과함께 나눴으면 한다.

이외에도 《논어》에는 말에 관한 지혜가 많이 실려 있는데, 말을 잘하라는 것이 아니라 절제하라는 가르침이 대부분이다. 심지어 위정〉에서는제자 자장에게 출세하기 위해서도 말을 조심해야 한다고 이른다. "많은것을 듣되 의심스러운 것을 빼고 그 나머지를 조심스럽게 말하면 허물이적다. 많은 것을 보되 위태로운 것을 빼놓고 그 나머지를 조심스럽게 행하면 후회하는 일이 적다. 말에 허물이 적고 행동에 후회가 적으면 출세는자연히 이뤄진다."

하지만 박학에는 반드시 깊은 생각(신사思)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배움에 이러한 뒷받침이 없다면 오직 경전 해석에만 매달릴 뿐 자신의 학문을 정립할 수도, 바른 학문이 무엇인지 밝게 살피기도 어렵다. 이로 인해한나라 시절 학자들처럼 잘못된 학설이나 사악한 주장에 현혹되고 이들로부터 속임을 당하기 쉽게 된다. 반대로 그 이후의 학자들처럼 경전으로부터 배움을 얻거나 근거를 찾는 데는 소홀하고, 그저 자기 생각을 펼치는데에만 치중하게 되면 학문이 바로 서지 않고 바탕이 흔들리므로 위태로운 상황을 맞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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