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냐, 불의냐도 진영에 따라 답을 내죠."
"(혀를 차며) 참으로 안타까운 일일세. 지금 내가 자네와 이 정도대화를 하는 것도 내가 자판기가 아니기 때문이라네. 답이 정해져있으면 대화해서 뭘 하겠나? 자네가 만약 내일 같은 질문을 한다면내 대답은 달라져 있을지도 몰라. 그래서 오늘의 대화가 중요한 거야. 우리가 내일 이 대화를 나눴더라면 오늘 같지 않았을 걸세. 그래서 오늘이 제일 아름다워. 지금 여기. 나는 오늘도 내일도 절대로변하지 않는 신념을 가진 사람을 신뢰하지 않아. 신념 가진 사람을주의하게나. 큰일 나. 목숨 내건 사람들이거든."
"도스토옙스키가 사형 5분 전에 쓴 글 봐. 사형수한테는 쓰레기도 아름답게 보인다네. 다시는 못 보니까. 날아다니는 새, 늘 보는새가 뭐가 신기해? 다시는 못 본다. 저 새를 다시는 못 본다. 내집 앞마당에 부는 바람이 모공 하나하나까지 스쳐간다네. 내가 곧죽는다고 생각하면 코끝의 바람 한 줄기도 허투루 마실 수 없는 거라네. 그래서 사형수는 다 착하게 죽는 거야. 마지막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