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옥 1~2 세트 - 전2권 (완결)
연상호.최규석 지음 / 문학동네 / 2021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작년 하반기에 공개된 넷플릭스 드라마 [지옥]의 원작만화다. 직전에 공개된 [오징어게임]과 같은 반향을 이뤄내지 못했지만 그래도 많은 화제와 함께 작품성을 인정받은걸로 알고 있다. 먼저 스케치에 해당하는 연상호 감독의 애니메이션을 감상하고 이어 원작만화를 보고 드라마를 보기로 정했다. 그런 계획의 일환으로 정초에 가벼운 마음으로 최규석 작가의 날카로운 컷 감을 오랜만에 느끼며 재미있게 읽었다.


만화는 먼저 웹툰으로 공개됐는데 완결되기 전부터 넷플릭스의 낙점을 받고, 드라마 제작이 확정됐다. 영화 [부산행]으로 천만 관객을 돌파한 연상호 감독과 만화 [송곳]으로 두터운 팬층을 확보한 최규석 작가의 콜라보레이션으로 만화가 그려졌다


먼저 줄거리를 간단하게 살펴보자면,

"어느 날 서울 한복판에서 지옥의 고지를 받는 사람이 나타난다. 정체를 알 수 없는 존재는 고지 대상자에게 이름, 지옥에 간다는 사실, 그리고 지옥에 가기 전까지 남은 시간을 알려준 뒤 홀연히 사라진다. 그리고 정해진 시간이 되면 어김없이 지옥의 사자들이 들이닥쳐 고지 대상자를 갈기갈기 찢어죽이고 태워죽인다.

온 힘을 다해 도망쳐도 소용없다. 그가 어디에 있든 무엇을 하든 일단 지옥의 고지를 받은 사람은 차마 눈뜨고 지켜보기 힘들 정도의 무지막지한 고통을 겪으며 사지가 찢어지고 타들어간다. 더욱 끔찍한 것은 이 지옥의 시연은 죄인이 지옥에 가서 영원히 치를 고통의 일부일 뿐이라는 것.

이 땅에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일까? 정의롭지 않은 인간들에게 천재지변처럼 들이닥친 신의 선고. 이 초현실적인 현실을 감당하기 위해, 사람들은 서로가 서로에게 참회를 요구하며 정의의 사자로 변신해간다. 그리고 사람들은 이 땅 위에 스스로 지옥을 건설해가는데...."

지옥의 고지와 함께 사회는 혼돈에 빠지며 여러 인물들이 등장한다.

"화살촉 리더

“우리나라에 지옥의 고지를 받은 사람이 있다!! 그리고!! 더욱 충격적인 사실은 바로! 죄인이 지옥에 가는 상황을 생중계한다는 거!! 화살촉! 화살촉! 우리 식구들 그동안 어땠나요? 눈먼 자들 사이에서 눈떴다는 이유로 얼마나 많은 조롱과 멸시를 받았나요? 그러나!! 이틀 뒤면 전 국민, 전 인류가 우리의 말에 귀기울이게 될 것!! 식구들의 시련은 이 순간을 위한 준비였던 것!”

정진수 새진리회 의장


“인간은 왜 죄를 지을까요? 죄는 인간이 죄짓고자 하기 때문에 있는 겁니다. 그걸 부정하면서 인간은 수치심, 죄의식, 속죄, 참회를 잃어버렸습니다. 신은 우리에게 너무나 직설적으로 지옥의 이미지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신의 의도는 명확합니다. 너희는 더 정의로워야 한다.”

진경훈 형사
“경찰은 잡는 거야. 나쁜 놈을 죽였든 착한 놈을 죽였든 세상을 구하려고 죽였든 재미로 죽였든 살인한 놈은 잡는다. 그게 우리 일이야.”

박정자
“뭐든 상관없으니까… 제 죄는 아무거나 붙여주세요… 그냥 아무거나… 이건 행운이에요. 엄마라고 뭐 하나 제대로 해준 것도 없는 저한테 온 기회예요. 제발 저희 애들이 아무도 모르는 데서 잘살 수 있게 도와주세요. 부탁드립니다.”

자신이 어떤 죄를 저질렀는지 정확히 모른채 지옥으로 끌려가는 사람들! 과연 신이 있다면 그의 의도는 무엇일까? 책에서는 신의 존재라기 보다 어떤 초자연현상을 통해 인간 스스로 지옥을 만들어나간다는 의도를 조심스럽게 드러낸다. 영화와 만화의 경계를 넘어서는 무한한 상상력이 전혀 다른 세계관을 보여준다. 드라마는 어떻게 만들어졌을까 벌써부터 궁금해진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