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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애의 발견 - 한국인은 어떻게 살아가는가
김찬호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18년 7월
평점 :
사회학자이자 활발하게 저술활동을 하고 있는 김찬호 교수의 책이다. 2009년도에 출간해서 독자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은 책으로, 10여 년 만에 문학과지성사에서 다시 개정판으로 펴냈다. 새로운 판형과 디자인으로, 통계를 업데이트하고 시의성이 떨어지는 사례들을 교체했으며, 전반적으로 글을 새롭게 다듬어 재출간했다고 한다.
이 책은 한국이라는 사회에서 살아가는 평범한 사람들의 삶을 모두 열다섯 장면으로 나눠서 분석한다. 저자는 먼저 유년기, 사춘기, 공부, 그리고 2~30대를 키워드로 한국인의 성장 및 자립 과정을 보여준다. 다음으로 연애, 싱글, 결혼식, 부부, 외도를 키워드 삼아 성별에 따른 서로 다른 경험 세계를 다룬다
이어서 마지막으로 어머니, 아버지, 중년 여성, 중년 남성 그리고 노년에 이르기까지 한국인의 전반적인 생애 경로를 폭 넓게 살펴본다. 이 책은 발달심리학에서 방대하게 연구해온 생애 주기 이론과는 다소 다른 지점을 살펴본다. 저자는 한국인의 생애 주기에 관한 단순한 이론적 접근 보다 구체적인 삶의 목소리들을 담고 있다.
총 3부로 구성되어있으며, 소개글을 통해 각 장의 내용을 간단하게 살펴보자면,
"먼저, 1부에서는 유년기부터 30대까지를 [성장과 자립]이라는 측면에서 이야기하고 있다. 마음껏 뛰어놀 유년기가 사라지고, 입시에 온전히 인생을 저당 잡힌 청소년기가 지나면 뒤늦은 사춘기를 보내다가 높은 취업 시장의 진입 장벽으로 인해 청춘을 박탈당한 20대에 이른다. 그러다 30대가 되면 삶은 바빠지고 일상은 덧없어지되 여전히 꿈과 진로를 찾지 못해 방황하는 삶의 모습이 생생한 언어로 전해진다.
2부 [남과 여]는 연애, 싱글, 결혼식, 부부, 외도라는 다섯 장면으로 구성된다. 연애도 어렵고 혼자 살기는 더욱 어렵고, 결혼을 해도 삶은 여전히 만만치 않다. 특히 이 부에서는 사랑이라는 감정과 그 절정, 그 이후의 상실감과 파괴적인 감정까지 남녀 간에 일어날 수 있는 여러 감정의 스펙트럼을 흥미진진하고 탁월하게 짚어낸다.
3부 [양육과 노화]는 고령화 시대를 맞아 오늘날 한국 사회가 직면한 문제를 담담하게 풀어내고 있다. 한국의 40대를 비롯한 중,장년에게는 제2의 인생, 즉 인생의 이모작을 준비하라는 말이 쏟아지지만, 정작 현실은 미래의 삶을 준비하기는커녕 지금의 삶을 유지하기에도 벅차다. 어디 그뿐인가. 공동체 문화가 사라진 우리 사회에서 인생의 황혼기를 준비해야 할 노년기는 생활고와 외로움이라는 이중고에 허덕이고 시달린다."
비단 한국인의 삶만 힘들지는 않겠지만 보편적인 한국사람의 삶에서 새로운 발견을 하고 이를 확장해 삶의 의미를 다시 한 번 찾아본다는 측면에서 읽어볼만한 책이다. 많은 인터뷰와 자료, 다양한 실례를 통해 좀더 다각적이고 풍성하게 한국인의 삶을 조망해보는 좋은 책이라고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