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이런 큰 질문을 하는 사람들이 제일 무서워. 빅 퀘스천bigquestion 이지. 문인에게 다짜고짜 ‘문학이란 무엇입니까?‘라고 묻는사람은 문학을 못 하네. 그런 추상적인 큰 질문은 무모해, 철학자에게 ‘인생이란 무엇입니까?‘ 아인슈타인에게 과학이란 무엇입니까?‘라고 물어보면 대답할 수 없어."

체중계를 보고도 눈물이 난다고 했다.
"요즘엔 아프니까 밤낮 몸무게를 재거든, 시간에도 무게가 있어.
매일 가벼워지거든. 옛날에는 무거워지는 걸 걱정했는데, 지금은매일 가벼워지는 게 걱정이야. 디지털 저울은 액정에 숫자 나오면끝이지만, 옛날 체중계는 동그랗게 얼굴이 달려 있었어."
이왕 몸을 달 거면 얼굴 있는 체중계에 올라가고 싶다고 했다. 거울처럼 당신의 얼굴을 들여다보면서. 신이 그에게서 목숨 같은 언어를 가져가고 오직 한 방울의 눈물만 남겨두신 이유는 무엇일까?

이 외로움 속에서도 수십 년씩 변함없이 관계를 맺고 찾아오는31사람들이 있어. 그들도 다 나처럼 외로운 사람들일 거야."
평화롭기보다 지혜롭기를 선택해서 살았던 이어령의 치열한 나날들, 그가 그렇게 살았기에 우리는 여전히 스승의 옷자락을 붙들고 배울 수 있다. 여든여덟 살의 스승은 아낌없이 지혜를 나눠주는동시에, 간간이 소년기의 고독과 지적 분투의 현장으로 빠져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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