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터 지휘의 교향곡 제1번은 그가 자기 자신의 개성을 최대한으로 발휘하면서도 모두가 말러의 음악 자체에 동화되어 있고 또 나아가서는 말러의 음악 사체도 개인적인 영역에서 벗어나 보편성을 얻고 있다. 발터,
말러라는 음악가에 대한 좋다, 싫다는 따위의 사사로운 감정을 초월하여만인을 감동시키는 예술을 만들어 내고 있다. 이야말로 지휘자의 최고의경지라고 아니 할 수 없다. 제3악장에서의 구슬픈 주제에 이은 매혹적인오보에의 선율과 리듬은 발터가 아니고는 절대로 들려줄 수 없는 표현이다. 자칫 잘못하면 젊은이의 천박한 격정만을 돋보이기가 십상인 제4악장도 발터의 손이 닿으면 어김없이 세련된 음악이 되어 흘러 넘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