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으로는 『강의』에서 나의 동양고전 독법‘을 개진했던 필자로서 이러한 후속 기획이 이루어진다는 것이 한편으로는 기쁘기도 하고 또 한편 책임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습니다. 독자 여러분의 현독賢讀을 기대합니다. 독서는 삼독三讀입니다. 먼저 텍스트를읽고 다음으로 그 텍스트의 필자筆者를 읽고 마지막으로 독자인 자기 자신自身을 읽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적 기술로서의 웅변술이기 때문입니다. 플라톤은 이를 기만적 화장술이라고 비난했고 공자는 교묘한 말재주라고 험오했습니다. 그러나 귀곡자는 유세를 상대를 감동시켜 설득하는 기술로 정의합니다. 어떤 것이든 양면이 있습니다. 칭찬의 기술도 아름다운 미덕이지만 잘못 사용하면 기만적 사기술이 될 수도 있습니다. 칭찬은고래도 춤추게 한다고 하지만 고래는 춤추고 싶지 않았는지도 모릅니다. 타인의 칭찬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춤을 추게 되었다면 그건 고역이 아닐까요.
그러나 귀곡자는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는 군주에게 선불리 도덕성을 호소하기보다 정교한 전략과 섬세한 언어로 군주를설득하고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이끄는 방법을 알려줍니다. 그런 의미에서 귀곡자의 학설은 전제 군주가 부국강병을 위해 싸웠던 전국 시대에 군주를 설득해서 세상의 이익을 도모하려 했던 신하의 전략학이자 수사학입니다.
전국 시대에 이런 정교한 전략과 수사 능력을 발휘해 천하를움직였던 이들이 종횡가縱橫家입니다. 그리고 종횡가의 대표적인인물인 소진蘇秦과 장의張儀는 귀곡자로부터 배웠습니다. 흔히 종횡가는 권모술수와 교묘한 말재주로 천하의 권력을 장악하고 군주를농락하면서 자신의 이득을 추구했던 집단으로 평가됩니다.
여러 학파와 연결시켜 설명되기도 하지만 귀곡자가 병법과 관련된 것은 분명합니다. 도교나 신선술과 연결해서 귀곡자를 논의하는 것은 위진 시대에 나온 이야기입니다. 결국 귀곡자는 전국 시대에 실존했던 인물로 종횡가와 밀접하게 관련된 사람입니다. 종횡가는 당시 가장 현실적인 정치 능력을 지닌 사람들로 천하의 형세를 좌지우지했습니다. 그들은 정치적 전략가였으며 국제 외교 협상가였고, 언변이 뛰어난 유세가遊說家, 즉 웅변가였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