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남자, 이대남은 지금 불편하다 - 대한민국에서 살아가는 20대 남성들의 현타 보고서
정여근 지음 / 애플북스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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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대갈등에 이어 젠더갈등까지 20대 남자들은 세상을 살아가기 정말 힘들다. 큰애가 마침 이대남인지라 그들이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직접 들어볼 기회가 있는데, 정말 답답함을 느낄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생각한다. 사실 이대남들은 여성이 차별을 받고 있다는 상황을 이해하기 어렵다. 자신들의 학창시절을 지나 특히 가기 싫은 군대까지 다녀오면 이게 무슨 시츄에이션인가 싶다.

아울러 꼰대들 특히 386으로 대표되는 아직까지 사회를 끌어가고 있는 잘난 세대들을 보면 한숨이 나온다. 누릴건 다 누려놓고 자기 자신과 가족들만 챙기면서 올바르게 살라는 훈수질을 해대고, 여성들은 피해의식에 젖어 남자들은 잠재적인 강간범으로 몰아붙이며 이대남들을 압박하고 있는 상황이니 도대체 내가 뭘 잘못한건가요라는 말이 자동적으로 튀어나올것 같다.

이대남들은 정치적으로 좌도 우도 아니다. 살짝 양비론적인 느낌도 있지만 뼈를 때리는 느낌으로 절절하게 다가온다.

​˝우파는 병신이 병신 짓을 하는 것 같아요. 한심해요.. 좌파는요? 병신이 잘난 척을 하는 거로 보여요. 역겨워요..6·25 전쟁, 베트남 전쟁을 대단한 추억처럼 생각하는 꼰대들이나, 공부는 안 하고 데모만 해놓고선 그걸 무슨 무용담처럼지껄이는 인간들이나, 그게 그거예요.
오십 보, 백 보도 아니고 둘 다 그냥 백 보예요. 재수 없는 방향으로˝

이 책의 저자는 20대가 지났지만, 최근 대한민국 이십 대 남자들의 팍팍한 삶에 마음이 꽂혔다. 그때부터 이대남들을 만나 그들의 이야기를 귀담아들었다. 그리고 쉽지 않은 20대를 거쳐온 선배로서 그들도 언젠간 자기 삶의 주인공들이 되길 바라며 이 책을 썼다고 한다.

사실 이대남이라는 말에 아직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도 많은데 최근 이준석의 활약?에 힘입어 뉴스에 자주 등장하고 있다. 사회에서 별로 영향력이 없어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지도 않던 20대 남자들에게 이제야 비로소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른바 대선의 캐스팅보드를 쥐고 있는 세대로 떠오르고 있지만 아직 그들에 대한 평가와 해석은 정확하게 그려지지 못하고 있다.

이 책은 세상의 편견 때문에 오늘날 설 자리를 찾지 못하는 이대남의 이야기를 담았다. 이 책은 기성세대인 작가의 시점에서 바라본 이대남의 고충을 생생하게 전한다. 작가가 보고 듣고 관찰한 내용 외에도, 이대남이 직접 들려주는 뼈있는 목소리가 현실감을 더해준다. 책을 읽으며 지나온 세월이 떠오르며 그들에 대해 연민과 함께 조용한 응원을 보내게 된다.

상황이 이런데도 사회의 냉대와 오해를 참아내는 이대남에게 세상은 별 관심이 없다. 이들이 보기에 세상의 따듯한 시선은 모조리 여자에게 쏠려있는 모양새다. 여성은 아프면 아프다고 말할 줄 알고 주변의 도움을 받는 데도 익숙하지만, 남자들은 자신의 아픔을 숨기기에 급급하다. 강해야만 살아남는 문화에서 자랐기 때문이다. 남자의 적이 남자라는 말이 없는건 너무나 당연한 말이라는 항변에 공감을 가지지 않을 수 없었다. 아무튼 이 책을 통해서 이대남들을 좀더 이해하고 포용할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이대남]의 마음속엔 상대적 박탈감이 가득하다. 모든 것이 여자 위주로 돌아가는 세상이 예뻐 보일 리가 없다. 그들은 정치에는 무관심하다. 정부에는? 반대한다. 그렇다고 소의 현재 야당이라고 불리는 특정 정당을 선호하느냐? 그것도 아니다. 최악이나 차악이나 거기서 거기이기 때문이다. [이대남]을 마치 무능력자 취급하는 그들이 모두 밉다.˝

˝[이대남과 이십 대 여자 중에 누가 더 힘든가?를 겨뤄보자는 게 아니다. 그래 봐야 세상은 [이대남]에게 싸울 게없어서 여자랑 싸우냐?라고 할 것이 뻔하기 때문에, 하지만이건 알아줬으면 좋겠다. [이대남]은 힘든 상황에서도 ˝남자새끼가 약해 빠져서 자기 목숨 하나 못 챙겨
라는 말을 들을까 봐 자살도 마음대로 못한다는 것을, [이대남]은 약하지않다는 것을, 강해서 지금까지 이렇게 버티고 있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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