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후기의 문인 유영하柳榮河는 〈다섯 가지 병五病)이라는 시에서젊은이들이 노인을 조롱하는 것을 못마땅하게 여긴다. 노인의 격언을노망老妄이라 하고, 깊은 생각을 노욕老慾이라 하며, 침묵을 지키면노혼老昏이라 하고, 경계하고 조심하면 노겁老이라고 비웃는다. 이런젊은이들의 태도에 화가 나서 "너희들이 힘없는 나를 업신여기느냐" 하고따지면 젊은이들은 "이 노인 늙어서 패악하구나"라며 조롱하니 화를작이며 길게 탄식할 뿐이다.
아들을 잃고 난 뒤 서유구는 손자 서태순徐太淳과 함께 《임원경제지》를마무리했다. 30여 년의 시간을 들여 13권 52책 250만 자에 달하는대작을 완성한 것이다. 위로는 할아버지 서명응과 아버지 서호수, 아래로는아들 서우보와 손자 서태순까지 5대에 거쳐 이룩한 가학에는 조선의농학을 발전시켜 백성의 삶이 조금이라도 풍요로워질 수 있도록 바라는간절한 마음이 담겨 있는 것이다.
조선 선비들은 앞세대가 남긴 기록을 가지고 답사하며 선배와 공감하려고노력했다. 이미 세상을 떠난 선배들과 같은 시간과 공간에서 만날 수는없지만, 선배들의 기록을 통해 언제라도 만나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었다.
굳이 타임머신을 타지 않더라도 옛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 그들과 공감할수 있는 기회를 지금 만들어보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