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에는 선택이 따른다. 그 어떤 정책도 소득 분배에 영향을 미치기마련이다. 이 책의 핵심 주제는 일부 정책이 선택된 결과로 불평등이 (상위계층에게 이로운 방향으로) 심화됨과 동시에 경제가 약화되었다는 것이다.
보다 효율적인 경제와 보다 공정한 사회는 시장이 시장답게, 즉 경쟁을강화하고 착취는 줄이는 방향으로 움직이면서 시장의 과도한 방종을완화할 때 탄생한다. 게임의 규칙은 경제 시스템의 효율성뿐 아니라 소득분배의 효율성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나쁜 규칙은 경제의 효율성을저하시키고 사회의 분열을 촉진한다.
또 한편으로 줄곧 지적해 왔듯이, 경제 전반의 성과를 개선하는 효과를발휘할 수 있는(대다수 국민의 삶의 질에 어떤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가를기준으로 평가할 경우 특히 개선 효과가 큰) 대안 정책들은 분명히존재한다. 그러나 이런 대안 정책들이 시행될 수 있으려면, 정책 결정이이루어지는 조직의 구성이 바뀌어야만 한다. 우리는 금융업자들에게포획된 사고를 하는 사람들에 의해서 운영되는 통화 시스템, 상위 계층에게유리한 방향으로 운영되는 통화 시스템을 더 이상 용납해서는 안 된다.
인플레이션 목표 관리 이론은 의심스러운 세 가지 가설에 근거하고 있었다. 첫째는 인플레이션이 최대의 악이라는 가설이고, 둘째는 인플레이션을낮게 안정적으로 유지하기만 하면, 실물〉 경제 성장률을 높게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다는 가설이고, 셋째는 낮은 인플레이션은만인에게 혜택을 준다는 가설이다.
기술 산업 거품 붕괴에 대응하여 연준이 시행한 금리 인하는 대대적인 투자확대로 이어진 것이 아니라, 주택 시장에 투입되어 거품을 키웠다. 하지만2008~2009년 경기 침체로 주택 가격이 폭락한 상황에서 금리 인하로 큰효과를 보겠다는 것은 터무니없는 생각이었다.
미국은 형평성이 훼손되어 있기는 하나 민주주의를 근간으로 하는국가라는 점을 고려하면, 개혁은 두 가지 경로로 이루어질 수 있다. 첫번째는 하위 99퍼센트 소득층이 자신들이 상위 1퍼센트의 농간에놀아나고 있으며, 상위 1퍼센트에게 이로운 것은 자신들에게 이로운 것이아님을 깨달아 가는 경로다. 상위 1퍼센트는 나머지 99퍼센트에게 또 다른세계를 만드는 것은 불가능하며, 상위 1퍼센트가 원치 않는 일을 하면나머지 99퍼센트는 반드시 피해를 입게 된다는 것을 납득시키기 위해서부지런히 활동하고 있다. 나는 이 책의 대부분을 이런 신화를 깨뜨리는 데, 그리고 우리가 충분히 보다 역동적이고 보다 효율적인 경제와 보다 공정한사회를 가질 수 있음을 논증하는 데 할애했다.
나는 이 책에서 줄곧 문제의 핵심은 단순히 성장이 아니라, 어떤 종류의성장)을 이루느냐에 있다고 강조해 왔다. 다시 말해 문제는 성장의질이다. 우리가 추구해야 하는 성장은 대다수 사람들의 형편이 갈수록어려워지는 성장, 환경의 질이 훼손되는 성장, 사람들의 불안감과 소외감이지속되는 성장이 아니다. 다행스럽게도 우리는 시장의 힘을 보다 나은방향으로 견인함과 동시에 경제 성장을 촉진하고 사회 전반의 복지를증진시키는 데 이용할 수 있는 재원을 마련할 여지가 있다.
미국의 조세 제도는 명목상으로는 누진적인 조세 제도를 채택하고 있지만실제로는 그만큼 누진성이 확보되어 있지 않다. 앞서 살펴봤듯이, 우리의조세 제도는 각종 조세 회피 통로와 조세 예외, 면제, 우대 방식을 허용하고있다. 조세의 형평성을 제고하기 위해서는 투기업자들에게근로소득세보다 높은 세율의 조세를 부과해야 한다. 또한 상위 계층의담세율을 하위 계층의 담세율 이상으로 끌어올려야 한다.[5] 또한 조세회피 통로를 차단하고 일자리 창출과 투자 확대를 독려하는 방향으로법인세 제도를 개혁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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