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념 전쟁은 대부분 부동층 유권자들을 겨냥한다. 이런 유권자들을설득하는 데는 장황하고 치밀한 이야기를 하는 것보다 단순하고 왜곡된이야기를 되풀이하는 편이 더 효과적이다. 일반적으로 이성에 호소하는이야기보다 감정에 호소하는 이야기가 더 큰 효과를 발휘한다.
광고업자들은 어떤 메시지의 정수를 뽑아내서 정곡을 찌르는 (겉보기에는〈이성〉에 의해 강화된 듯이 보이는 정서적 반응을 일으키는)[33]60초짜리 광고를 만드는 데 능숙하다.
인식과 신념은 개인의 행동에 큰 영향을 미치지만, 집단) 행동에는 더더욱 큰 영향을 미친다. 경제에 영향을 미치는 정치적 결정도 집단행동에포함된다. 경제학자들은 오래전부터 관념이 정책 형성에 큰 영향을미친다는 것을 인정해 왔다.
심리학 연구의 두 번째 중요한 주장은 개인이 기존의 신념에 부합하는정보를 처리하는 방식과 그렇지 않은 정보를 처리하는 방식이 다르다는것이다.[13] 신념에 부합하는 정보는 기억에 새겨지고, 적절한 것으로여겨지며, 신념을 강화한다. 신념에 부합하지 않는 정보는 무시되거나쓸데없는 것으로 치부되거나 잊힌다. 이런 왜곡을 확증편향confirmatory bias)이라 부른다
재력가들은 또 다른 방법으로도 정부로부터 원하는 것을 얻어 낸다. 그것은바로 나머지 99퍼센트에게 자신들도 그 이익을 공유하고 있다는 확신을심어 주는 방법이다. 이 전략이 통하려면 깊은 인상을 새기는 교묘한기술이 필요하다. 여러 가지 측면에서 볼 때 상위 1퍼센트의 이익과99퍼센트의 이익은 현저하게 다르기 때문이다.
시장 자유화가 좋은 성과를 내지 못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사회적 수익과개인적 수익이 일치하지 않으면 경제 활동 전반에 왜곡이 일어난다. 혁신도마찬가지다. 금융 부문의 혁신은 모든 미국인의 후생을 개선하는 것이아니라 은행 경영진의 후생을 개선하는 방향으로 추진되었다. 금융 부문의혁신은 단기적으로 은행 경영진의 후생을 개선했을 뿐이고, 미국 서민들의경제 상황을 개선하거나 미국 경제 전반의 성장을 추동하는 성과를 내지못했다.
진실은 이렇다. 성공적인 대규모 경제를 달성한 사례 뒤에는 늘 정부의결정적인 역할이 있었다. 급속한 성장을 이룬 나라들(예컨대, 중국)과상당히 높은 생활 수준에 도달한 나라들(예컨대, 스칸디나비아제국)에서는 정부가 대단히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56] 그러나우파의 이데올로기는 너무나 확고하고, 작은 정부, 정부 서비스의 민간이관, 민영화, 그리고 규제에 대한 저항을 촉구하는 행위는 여전히계속되고 있다.
그러나 우파의 주장만 들어 온 사람은 시장은 항상〉 순조롭게 움직이고정부는 항상 실패한다고 생각할 수 있다. 우파는 이런 대중적 인식을형성하기 위해서 민간 시장의 실패 사례와 정부의 성공 사례를 무시하는 등갖은 노력을 기울였다. 또한 그들은 이런 시장 실패가 야기하는 소득분배상의 결과(즉 개인적 수익과 사회적 수익이 정확히 일치하지 않으면누가 이득을 보고, 누가 손실을 보는가)를 무시하고, 다른 사람들 역시 이를무시하게 하려고 많은 공을 들인다.
이런 관념 전쟁에서는 어떤 무기를 확보하는가가 중요하다. 앞장에서살펴본 대로, 관념 전쟁의 무기는 언론이다. 언론의 불균형은 관념의전쟁터를 특정 집단에게 유리하게 만들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