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이 세상에 술이 없으면 대부분의 공기관, 특히 안전,
질서 유지, 의학 분야와 관련된 기관의 반은 문을 닫아도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물론 여기에는 법의학도 포함된다. 우리가 매일 부검하는 시신 중 많은 비율이 생전에 다양한 중독을 앓았고,
그중 대부분은 알코올중독이었다. 구급대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사람들이 과도하게 술을 마시지 않는다면 구급차가 출동할 일도 반으로 줄어들 것이다. 이 생각은 나의 개인적인 경험만을 바탕으로 한 것이 아니다. 독일역학중독조사기관 SA에 따

우리는 법의학 지식과 경험을 바탕으로 확신을 가질 때만 경찰과 검찰, 법정을 상대로 수사나 판결에 영향을 미치는 진술을 할수 있다. 즉, 우리가 말하는 내용이 사실이고 뒷받침할 수 있는9증거가 있을 때만 진술할 수 있다. 우리의 감정이나 의견에 이끌려서는 안 되며 제시할 수 있는 증거가 없는 상태에서 확신을 가져서도 안 된다.

논문은 아직 완성되지 않았지만, 일부 결과는 벌써 나와 있다. 조현병 환자의 자살과 마찬가지로, 조현병을 앓고 있는 범인들에게는 기이하거나 충격적인 일을 행할 위험이 훨씬 더 크게나타났다. 예를 들어 심장에 세 번이 아닌 서른 번의 치명적인공격을 가하는 식이다. ‘사망하는 데 필요한 정도 보다 훨씬 과한 상해를 입히는 행동을 가리켜 법의학에서는 ‘오버킬 overkill이라고 한다. 일반적으로 오버킬 범죄 행위는 가해자와 피해자가 가까운 관계라는 것을 가리킨다. 혹은 루카스처럼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경우가 있다. 두 경우 모두 가해자는 범행을 저지르는 동안 완전히 미쳐버린 상태가 된다.

당시에는 그가 정확히 어떤 의미로 그런 말을 했는지 이해하지 못했다. 하지만 지금은 안다. 죽은 이들을 만나는 일은 삶에 대한 관점을 바꾸어 놓았다. 그것도 긍정적인 방향으로 바꾸어 놓았다. 지금의 나는 하루하루를 소중히 여기는 법을 알고,
삶에서나 직업에서 어떤 행운을 누리는지도 알고, 어떤 혜택받은 환경에서 살고 있는지도 잘 안다. 이 일을 하면서 나는 삶의기쁨은 물론, 유머 감각도 잃지 않았다.

게다가 부검실에서 했던 수년간의 실습은 인간의 몸, 발생가능한 사망 원인, 범행 과정에 대한 시선을 예리하게 유지할 수있게 만들어서 의학적 지식을 쌓는 면에서도 지루할 틈이 없었다. 또한 범죄 현장 조사, 법정 출석, 피해자와 가해자, 유족과의교류는 우리의 활동 범위와 영향력까지 넓혀준다. 의사들은 보통 하나의 장기 혹은 한 가지 병상에 대해 높은 전문 지식을 갖는다. 반면 법의학자들은 더 넓은 사회적, 법적, 정치적 맥락을본다. 물론, 우리가 보는 ‘큰 그림‘이 항상 마음에 드는지는 또 다른 문제일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