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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과 후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구혜영 옮김 / 창해 / 2007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오래 전에 구입했던 히가시노 게이고의 데뷔작을 이제야 읽어봤다. 워낙 다작을 하는 작가이신지라 그의 책을 십여 권 이상 읽었지만 데뷔작은 선뜻 손이 가지 않아 구입만 해놓고 미루고 있었다. 비교적 호평을 받고 있는 작가의 최근작인 [백조와 박쥐]를 읽기전에 먼저 데뷔작을 읽기로 하고 역퀀텀점프했다.
이 작품이 나온 연도고 1985년도이니 거의 30여년 가까운 세월이 흘렀음에도 불구하고 소설의 퀄리티는 좋았다. 오늘날의 히가시노 게이고가 왜 그렇게 많은 책을 내고 독자들에게 널리 읽힐 수 있는지 알 수 있게 해주는 작품이다. 적당한 밀실추리와 등장인물들의 상관관계등 짜임새가 매우 좋을뿐더러 역시나 가독성이 훌륭한 소설이었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데뷔작이자 동시에 제31회 에도가와 란포 상 수상작이고 한데, 후기에 작가님은 이미 수상할것을 예상하고 있었다고 하니 실로 대단한 배포를 가지셨다. 공대를 졸업하고 평범한 직장생활을 하다가 처음 탈고한 소설로 란포상의 수상을 미리 점치고 있었다니 게이고는 게이고다.
소설의 줄거리를 간단하게 살펴보자면,
˝여고 수학교사 마에시마. 그는 대학 시절 경험을 살려 교내 양궁부 고문을 맡고 있다. 평범하게 살아가던 그는 자신의 목숨을 노린 세 차례의 공격을 받고 공포에 휩싸인다. 그러던 어느 날 교내 탈의실에서 학생지도부 교사가 청산가리로 살해되자, 오타니 형사와 함께 이 사건을 조사하게 된다.
그러나 이 사건이 해결되기도 전에 또 다른 희생자가 발생한다. 학교 축제가 한창 진행되고 있던 운동장 한가운데에서 피에로로 분장한 체육교사 다케이가 살해된 것이다. 다케이의 사인 역시 청산가리 중독. 그런데 다케이가 맡은 피에로는 원래 마에시마의 역할이었다. 다케이가 자기 대신 죽었다고 생각한 마에시마는 극도의 공포감을 느끼는데.....(소개글 발췌)˝
소설에서 벌어지는 살인사건의 중요한 복선이 되는 대화인데 마지막 장을 덮고 나면 아하!라고 생각하게 된다.
˝선생님, 여고생들은 어떤 경우에 사람을 미워할까요?˝
˝애들한테 제일 중요한 건 아름다운 것, 순수한 것, 거짓이 없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게 우정일 수도 있고 사랑일 수도 있죠. 자기몸이나 얼굴일 수도 있고…….. 좀더 추상적으로 말하자면 추억이나 꿈을 제일 소중하게 여기는 경우도 상당히 많습니다. 반대로 말하자면, 이런 것들을 부수려고 하는 사람, 빼앗으려고 하는 사람을 가장 증오한다는 뜻도 되겠지요.˝
요즘 작가님의 작품만큼 세련된 플롯은 아닐지라도 충분히 재미있는 소설이다. 아울러 히가시노 게이고의 팬이라면 일종의 통과 관문쯤으로 생각하고 필독해야되지 않을까 싶다. 원래 독서를 즐겨하지 않았던 작가님은 고등학생때 [아르키메데스는 손을 더럽히지 않는다]라는 책을 읽고 작가의 길을 걷게 됐다고 하던데 아직 한국에 정식번역되지 않은것 같다. 메모리속에 저정해놨다가 나중에 발견하면 읽어봐야겠다.